검찰이 오는 15일이나 16일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기로 방침을 정한 가운데, 구속된 최순실(60) 씨의 범죄사실에 박 대통령이 포함될 것인지가 주목된다. 만약 검찰이 최 씨를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박 대통령을 공모관계로 기재한다면 국가 기관에 의해 공식적으로 탄핵소추 사유가 확인되는 셈이다.
13일 검찰에 따르면 사건을 수사중인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19일께 최 씨를 기소할 예정이다.
검찰은 최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직권남용과 사기 미수 혐의를 적용했다. 기업들로 하여금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수백억 원의 출연금을 내도록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 씨는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국가에서 주어진 권력을 남용해야 성립하는 직권남용죄를 저지를 수 없다. 검찰은 안종범(57) 전 청와대 수석이 최 씨와 공모관계에 있기 때문에 이 혐의로 처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박 대통령이다. 검찰이 최순실을 기소하면서 최순실-대통령-안종범 순으로 의사연락이 이뤄진 것으로 공모사실을 기재한다면, 처벌여부와 관계없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사유가 검찰 수사에 의해 공식적으로 드러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 거국내각을 거론하며 대통령 탄핵에 미온적인 입장을 보였던 야당은 탄핵소추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명분에 떠밀릴 수 밖에 없다. 새누리당 역시 공소장에 범죄혐의가 기재됐는데도 탄핵소추에 반대하기가 힘들어진다. 또 헌법재판소 심리 과정에서도 범죄 혐의 유무는 인용/기각 여부를 판단하는 데 매우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검찰이 최 씨의 공소장에 박 대통령을 기재한다면, 대통령으로서는 국회 탄핵 의결을 받을 것이냐, 스스로 직에서 물러날 것이냐를 고심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