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칼럼] 창업벤처들이여, 특허 전략을 강화하라

입력 2016-11-1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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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은 차별화다. 차별화된 진입장벽이 없는 창업은 결국 경쟁자들로 인한 핏빛 바다에서 저수익 사업을 영위하거나 침몰한다. 자영업은 물론 많은 창업벤처도 예외가 아니다. 대한민국 창업의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한 특허 전략을 제시하고자 하는 이유다.

많은 창업 심사에서 선행 특허가 있는 경우가 절반이 넘는다. 대부분의 창업벤처들은 특허 전략이 없다. 특허를 출원하고 등록만 하면 충분하다고 착각한다. 정보 차원의 특허 수준이다. 진입장벽으로서 가치 있는 특허는 전체의 5% 미만이다. 그래서 특허 마이닝, 특허 맵과 특허 인용 분석 등 관련 특허의 분석이 창업벤처에 필수적이다. 분석 지원 도구들이 발달하면서 과거 6개월 이상 걸리던 분석이 이제는 실시간으로 가능해지고 있다. ‘지식’ 차원으로 발전한 특허 전략이다. 더 나아가 창업 아이디어에 기반을 둔 단일 특허를 사업화 과정에서 획득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실전적 특허 포트폴리오로 진화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바로 ‘지능’ 차원으로 진화한 특허 전략이다.

특허 분석 결과 선행 특허가 있다고 사업을 접을 필요는 전혀 없다. 선행 특허를 저가에 매입하거나 라이선싱(특허사용계약)할 수 있다면 오히려 최선의 대안이 된다. 매입이 어렵다면 회피 설계를 해야 한다. 특허 침해는 글로벌화 과정과 투자 단계에서 결정적인 감점 요인이 된다. 선행 특허가 없다면 현재 출원한 특허를 더욱 강화하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특허가 없이 사업 모델(BM:Business Model)로 출발한 창업벤처도 특허 전략이 필요하다. 사업 아이디어에 진입장벽이 될 특허로 공개된 공공 특허를 추가한다면 사업 역량이 배가될 것이다.

창업벤처의 특허 전략은 크게 창출과 보호와 활용이라는 3단계로 구성된다.

우선 창출 단계는 아이디어를 지식재산화하는 과정으로 출원과 등록 과정으로 구성된다. 국내 출원은 상대적으로 쉬우나, PCT 선출원을 거쳐 해외 각국 진입은 큰 비용이 소요되므로 특허의 효율적 출원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스마트3.1과 같은 특허 품질 평가시스템은 3만 원 내외에서 국제 출원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분류 과정을 도와준다. 이 단계에서 특허 출원비용 지원 등 다양한 특허 지원 제도들을 활용할 수 있다.

보호 단계는 소송 관련 절차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대기업과의 협력 시에 사전 특허 출원 없이 비밀유지약정(NDA)도 맺지 않고 사업 설명을 한다면, 대기업에 기술을 뺏겨도 제소할 수 없다. 반드시 사전 특허 출원을 하거나 NDA를 맺고 사업 설명을 해야만 한다. 시장 보호를 위해 하나의 기술 테마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특허 덤불을 만드는 것이 권장된다.

특허 활용은 특허 자체를 라이선싱하거나 특허를 활용한 M&A를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한편 상장(IPO)의 경우 특허 분쟁을 사전 예방하기 위한 특허 매입 혹은 특허 취득용 M&A도 고려 대상이다. 페이스북은 상장 이전에 IBM, AT&T, 후지필름 등으로부터 다수의 특허를 매입해 분쟁의 소지를 사전에 없앤 바 있다. 흔히들 ‘특허 괴물’이라고 일컫는 특허 금융은 특허를 매입하고 이를 활용해 이익을 취득하는 새로운 금융 자본으로 한국에는 ID(Intellectual Discovery)라는 대기업과 공공이 출연한 기관이 활동하고 있다.

여기서 몇 가지 대표적인 특허 활용 사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구글이 3조 원에 인수한 온도조절기 회사인 NEST는 300개에 달하는 특허를 취득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한국 기업의 글로벌 M&A는 특허가 대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편 코닥의 경우 파산 이후에도 특허 매각을 통해 거액을 회수한 바 있다.

이상과 같이 특허는 기업의 모든 단계에서 핵심 차별화 역할을 담당한다. 한국 창업 생태계에 중기청과 특허청과 미래부의 협력 체제 구축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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