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갑부 왕젠린 다롄완다그룹 회장이 세계 최대 극장 사업가라는 타이틀을 눈앞에 두게 됐다. 완다그룹의 미국 영화극장 체인 자회사 AMC엔터테인먼트의 미국 극장업체 카마이크와 유럽 오데온&UCI시네마스 그룹 인수가 임박했다고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피인수 업체인 카마이크 주주들이 오는 17일 표결에서 AMC와의 합병안을 최종 승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AMC는 지난 3월 12억 달러에 미국 4위 업체 카마이크 시네마스를 인수한다고 밝혔으나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표결이 계속 미뤄져 왔다. 이와 별개로 진행되고 있는 유럽의 오데온 인수도 올해 안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데온의 인수가는 6억5000만 달러였다. 두 개의 인수·합병(M&A)안이 올해 안으로 마무리된다면 현재 미국 2위인 AMC는 세계 최대 극장 체인으로 거듭나게 된다고 WSJ는 설명했다.
애덤 애런 AMC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진행한 채권 발행 관련 투자설명회에서 “두 개 업체 인수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면서 “각각 인수에 대한 자본지출이 있어야 하며 이에 따라 자금 조달을 확실히 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두 개 업체의 합병이 완료되면 AMC의 극장 수는 388개에서 약 900개로 급증해 세계 최대 영화관 체인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최근 미국 할리우드 영화시장에 공격적인 진출에 나서는 왕 회장이 세계 최대 극장 사업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국의 미국 영화시장 장악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업계 유명 로비스트인 리처드 버먼은 AMC를 “중국의 빨간 꼭두각시 인형”이라면서 이번 인수가 성사되더라도 장기적으로 중국 자본의 미국 미디어업계 침투에 맞서 긴 싸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애론 AMC CEO는 “AMC는 미국인이 경영하는 미국 기업”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AMC는 카마이크와 오데온의 최종 인수가 결정 나는 대로 수천만 달러를 투입해 카마이크 극장 재정비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