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에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대선 이후 첫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 직무 수행에 적응하기까지 시간을 줘야 한다”면서도 “그의 일부 예상은 곧 대통령직의 막중함에 의해 흔들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나는 그가 이데올로기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는 실리적인 사람이며 그가 가진 탁월한 감각과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잘 해내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는 그간 트럼프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왔던 것에서 다소 변화한 모습이다. 오바마는 지난 10일 트럼프 당선인과 백악관에서 만나 정권이양에 대해 처음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오바마와 트럼프는 당시 대선 결과로 분열된 여론을 의식한 듯 화합과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이 여성과 소수단체들에 손을 뻗어 통합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논란이 된 극우성향의 스티브 배넌이 백악관 수석 전략가로 선임된 것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배넌은 그간의 유대인 등 인종차별적인 언행이 논란이 되고 있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은 “트럼프에게 자기 팀을 만들 시간을 줘야 한다”며 “미국인들은 (그 결과를) 1∼2년 안에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유지하는 것에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나토 방위공약 준수 의사를 밝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체제에서도 나토에 대한 미국의 결의는 약화되지 않을 것이란 이야기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임기 마지막 해외 순방에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15일 그리스를 시작으로 16일에는 독일, 19~20일에는 페루 수도 리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유럽에서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알렉시스 치프라스 등 유럽 정상들을 만날 예정이다. 페루는 수도 리마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다. APEC 정상회의 기간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과 회동한다. 이번 임기 마지막 해외 순방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으로 불안감이 고조된 동맹국 챙기기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