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에 실리콘밸리 ‘멜트다운’...FANG주 나흘째 곤두박질

입력 2016-11-15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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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G 그룹 주가 나흘간 8% 하락...아마존 350억 달러 잃어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뒤 아마존을 포함한 실리콘밸리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주가가 나흘째 떨어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애플, 페이스북, 알파벳 등이 이끄는 S&P500 정보기술업종지수가 전날보다 1.7% 떨어져 지난 9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고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등 이른바 ‘FANG’ 4개 종목은 지난 8일 대선 이후 나흘 연속 떨어졌다.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기업인 애플은 2.5%, 페이스북이 3.3%, 마이크로소프트(MS)가 1.5% 각각 하락했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주가는 2.3%, 아마존은 2.7% 각각 떨어졌다.

트럼프가 당선된 후 실리콘밸리 기업의 주가가 떨어지는 이유는 그가 내세운 정책 탓이다. 트럼프는 선거 기간 내내 이민에 적대적이었는데, 실리콘밸리의 많은 기업이 다양한 국적의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트럼프가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설치한다고 하자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가 “벽을 세울 것이 아니라 다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 이유다. 트럼프는 “H-1B(전문직 취업) 비자가 마구잡이로 남발되고 있다”며 H-1B 비자의 축소를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가 줄곧 주장했던 보호무역주의도 IT 기업엔 치명타다. 중국 시장에 공을 들이는 애플은 트럼프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 바로 타격을 입는다. 이미 중국은 무역 보복 가능성을 경고했다. 중국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는 14일 “트럼프가 중국산 제품에 45% 관세를 물리면 양국 관계는 마비될 것”이라면서 “미국산 콩·옥수수 수입 중지와 함께 아이폰 판매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IT 기업 중 주가 낙폭이 가장 큰 회사는 아마존닷컴이다. 선거 기간 트럼프와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최고경영자(CEO)는 서로 공개적인 비방을 일삼았다. 베조스는 미국의 유력지 워싱턴포스트(WP)를 소유하고 있는데, 이에 트럼프는 “베조스가 언론 권력을 이용해 탈세한 전력이 있다”고 비난했다. 또한 “온라인 상거래에서 아마존닷컴은 독점금지 문제에 걸려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내가 당선되면 WP는 없어질 것”이라 말하며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루프캐피탈마켓의 블레이크 하퍼 애널리스트는 “트럼프가 잠재적으로 무얼 할지 매우 큰 문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또한 하퍼 애널리스트는 “알파벳, 페이스북, 아마존 등은 국제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핵심 사업을 기반으로 다른 사업 분야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트럼프는 이들 기업에 대한 보호무역 정책과 반독점 정책을 분명히 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가 공언한대로 아마존 세무조사와 반독점 금지법 위반 수사를 실행할지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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