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하만 인수에 초조한 일본…왜?

입력 2016-11-16 09:32 수정 2016-11-16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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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삼성전자의 자동차 전자장비업체 하만 인터내셔널 인더스트리즈 인수로 긴장 모드에 들어갔다고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하면서 커넥티드카 등 미래 자동차 시장이 급변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커진 까닭이다.

삼성전자는 14일 총 80억 달러(약 9조3000억 원)에 하만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다. 삼성은 이번 하만 인수가 신성장 분야인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사업을 본격화하는 것일 뿐 완성차 사업 진출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와 부품업체 사이에서는 기술 경쟁력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은 이날 삼성의 하만 인수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자동차 전장은 매우 변화가 빠른 산업”이라면서 “합종연횡이 모든 산업 분야에 걸쳐 일어날 것이며 일본은 이에 대한 분명한 전략을 세우고 기술 개발에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가 삼성의 하만 인수로 전장 산업에 대한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현재 일본 기업들은 이 분야에서 이렇다 할만한 M&A에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발 빠르게 전장시장의 유수 기업을 확보해 선두자리를 꿰차지 않으면 다른 분야에서 그랬던 것처럼 다른 국가에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진 것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실제로 일본은 한때 휴대전화 제조 분야의 선두주자였으나 스마트폰 산업에 뒤늦게 뛰어들면서 애플과 삼성에 밀려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해졌다. 반도체 시장도 마찬가지다. 높은 기술력을 자랑했던 일본 반도체 기업들은 여전히 일부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한국과 중국 등에 밀려 예전같이 세계를 주무르지는 못하고 있다.

일본은 혼다와 닛산 등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지만 미국이나 한국처럼 이들 기업이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술을 확보하도록 적극적으로 장려할 형편이 아니라고 WSJ는 설명했다. 완성차와 자동차 부품이 일본 수출에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이들 업체의 역량을 해당 기술 투자에 쏟기에는 부담이라는 이야기다. 지난해 기준 일본 전체 수출에서 자동차 산업은 20%를 차지했다.

최근 일본 기업도 전장 분야 투자에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 9월 일본 반도체 기업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는 미국의 인터실을 32억 달러에 인수했다. 르네사스는 도요타 최대 공급사로 일본 정부가 상당 지분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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