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체계 전면 개편하겠다더니… 원가연동제·산업용 인상안 빠진 ‘반쪽 대책’

입력 2016-11-16 11:49 수정 2016-11-1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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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여당은 올여름 전기요금 폭탄 논란이 일자, 당정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전기요금 체계 개편 의지를 밝혔지만 3개월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당정 TF는 15일 현행 누진제를 3단계, 3배율 이내 수준으로 완화하는 새 전기요금 체계를 다음 달 1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산업용과 상업용 전기요금 개편은 그대로 두고 주택용 전기요금만 깎을 경우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현재로서는 단계나 배율이 얼마나 조정될지가 관심사다. 2004년 개정한 현행 누진제는 누진단계가 6단계, 누진율은 11.7배다. 이는 미국(2단계, 1.1배), 일본(3단계, 1.4배), 중국(3단계, 1.5배), 인도(3단계, 1.7배) 등 누진제를 채택한 다른 국가들보다 가혹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TF는 논의 끝에 누진제 체계를 ‘3단계-3배 이하’로 개편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다만 누진 배율에 대해서는 참석자들 간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에서는 배율을 현행 11.7배에서 3배로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고,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조경태 의원은 1.4배 수준이 적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산업용 전기료 인상은 논의되지 않았다. 당초 검토됐던 원가연동제(연료비연동제)도 거론되지 않았다. 원가연동제는 발전소 원료로 쓰이는 석탄, 석유 등의 가격이 떨어지면 전기요금을 내리고, 반대의 경우는 요금을 올리는 것이다.

우태희 산업부 차관은 “주택용 누진제에 대한 것이 (논의의) 주된 관심사였다”며 “3단계라고 했지만 각 안별로 단계나 배율이 다 다르며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간 주관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전기요금 원가 내역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정부는 공개 시기를 못 박지 않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전기요금과 전기소비의 근본적인 문제는 산업용과 상업용 전기요금 개편에 있는데, 이건 그대로 놓아둔 채 주택용 전기요금만 조금씩 깎아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주택용 누진제 문제는 누진배율이 너무 벌어져 있고, 상업용과 산업용 전기요금은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각 가정에만 부담을 지우느냐 하는 형평성 논란이 본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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