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진의 루머속살] 진실과 루머의 차이

입력 2016-11-16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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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금융부 차장

100만 명의 국민이 촛불을 들고 모였다.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 말까지 정권을 유지하고 바닥으로 떨어진 민심을 되돌릴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박 대통령이 루머라고 생각한다면 그 해결책은 주식시장에서 힌트를 얻으면 된다. 주식시장에서는 루머가 수시로 발생한다. 이런 루머들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것도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부풀려지는 경우도 있다.

말도 안 되는 루머라고 그냥 내버려 두면 시간이 가면 갈수록 부풀려진다. 루머를 신속하게 막기 위해서는 사실(FACT) 그대로를 시장 참여자들에게 알리면 된다. 그리고 허위 루머에는 강력한 대응에 나서는 길이 루머 차단에는 제일 효과적이다.

박 대통령이 정말로 떳떳하다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먼저, 공개적인 자리에 나서야 한다. 일반 국민들이 모인 공개적인 자리에서 억울함이 있다면 자세하게 설명을 해야 한다. 지금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하여 너무 많은 의혹들이 난무하고 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해명은 어디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가 없다.

상당수의 국민들은 박 대통령은 최순실의 로봇이었다고 의심한다. 여기에서 2선 후퇴를 하거나 하야를 한다면 ‘박 대통령은 최순실의 로봇이었다’고 역사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법적인 문제 역시 그렇다. 검찰에 직접 나가 조사를 받는다고 해도 지금은 그 결과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긍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법에 따른 조사와 처리 문제보다 여론 재판의 성격이 짙다. 박 대통령이 이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국민에게 다가서는 방법밖에 없다.

최순실이 감옥에 가고 없어도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고 철학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다음으로, 미국에 가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를 최대한 이른 시간 내에 만나야 한다. 철저한 사업가 마인드를 지닌 트럼프에게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아내야 한다. 미군 주둔비나 한미 FTA 재협상 등의 문제는 우리가 코너에 몰리고 나서 협상을 하면 큰 출혈이 불가피하다.

그러면 트럼프에게 줄 수 있는 당근은 무엇인가. 셰일가스 도입이나 관련 투자 계획 발표다. 기존 에너지 수입선에 미국 셰일가스를 추가하면 우리에게는 추가적인 비용은 들지 않는다.

사실 셰일가스 도입은 우리나라의 에너지 위험관리 차원에서도 필요한 문제다. 중국이 미국과 남중국해에서 큰 마찰이 일어날 경우 우리나라는 에너지 조달에 막대한 차질이 생긴다. 일본은 기존 중동에만 의지하던 에너지 수입선을 미국 셰일가스와 러시아 천연가스 등으로 다분화에 나서고 있다.

셰일가스 개발 등을 주장해 온 트럼프에게는 미국에서의 입지를 굳건하게 해 줄 좋은 카드가 될 수 있다. 이 밖에도 필요한 군수물자 구매나 중국 등에 집중된 해외 투자를 미국에 하는 등의 카드가 있다. ‘Give and Take’가 확실한 트럼프에게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으면 된다.

기존 방위비 분담금과 FTA를 유지하고 수십조 원이 달린 FA-50 수출 등을 통해 우리는 얻으면 된다. 박 대통령이 이 문제를 해결한다면 트럼프 당선으로 많은 불안감을 갖고 있는 국민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박 대통령의 하야 목소리가 높지만, 그렇다고 야당의 지지율이 오르는 것도 아니다. 이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억측과 루머가 난무하고 아무리 해명해도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며 세상을 야박하게만 생각할 필요가 없다. 트럼프를 보라. 미국의 주요 언론 대부분이 힐러리를 지지하고 편파 보도를 했지만, 트럼프는 SNS를 이용하거나 직접 국민들에게 찾아가 연설하면서 대통령에 올랐다.

하지만 이 두 가지는 모두 박근혜 대통령이 떳떳할 때 가능한 일이다. 박 대통령이 정말 떳떳하다면 이 두 가지를 당당하게 수행한 대통령으로 남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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