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이 아시아에서 가장 빠른 경제성장 속도를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외교 방면에서 인권 문제로 미국과 충돌하는 등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지만 경제는 순항하고 있다.
필리핀 통계청은 이날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7.1%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블룸버그 집계 전문가 예상치 6.7%를 웃돌고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또 성장률은 같은 기간 중국의 6.7%와 베트남의 6.4%를 넘어 아시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지난 2분기에 7.1% 성장률을 기록한 인도는 아직 3분기 성장률을 발표하지 않았다. GDP는 전분기와 비교해서는 1.2% 성장해 시장 전망과 부합했다.
블룸버그 집계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필리핀이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와 두테르테 대통령의 미국과의 갈등 등 리스크에 걸리지 않는다면 2016년까지 6% 이상의 성장률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대적으로 젊은 인구구조, 해외 근로자의 송금과 아웃소싱에서 창출하는 500억 달러(약 59조 원) 수입 등을 바탕으로 두테르테 대통령이 1600억 달러 규모 인프라 투자정책을 펼치고 있어 경제성장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인프라 투자 중에는 미군 기지로 쓰인던 부지를 상업 허브로 변모시키기 위한 10억 달러 규모 공항ㆍ철도 건설 프로젝트도 포함돼 있다.
GDP의 약 70%를 차지하는 가계지출이 지난 분기에 전년보다 7.3%, 정부 지출은 3.1% 각각 증가했고 투자는 20% 급증했다.
바클레이스의 라울 바조리아 이코노미스트는 “필리핀이 아시아에서 가장 좋은 경제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소비가 매우 잘 유지되고 있고 재정지출도 계획대로 진행되는 등 내수가 성장을 이끌어 무역 감소 등 글로벌 리스크가 이런 전망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