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끝나지 않은 악몽 ‘미청구 공사’

입력 2016-11-18 11:03 수정 2016-11-1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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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3분기 2조 넘어… 회계법인 재무제표 검토의견 표명 거절… 현대·대림 등 5개 상장사 합치면 10조 육박

회계법인이 대우건설의 재무제표에 검토의견 표명을 거절하면서 건설업계에 다시 미청구 공사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14일 대우건설이 공시한 3분기 재무제표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외부 감사를 맡은 안진회계법인은 “공사 수익, 미청구(초과청구) 공사, 확정계약자산(부채) 등 주요 사안의 적정성 여부에 대해 판단할 충분하고 적합한 증거를 제시받지 못했다”며 검토의견 표명을 거부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안진이 문제 삼은 항목 중에서도 미청구 공사와 초과청구 공사에 관심을 두고 있다. 실제로 대우건설의 미청구 공사와 초과청구 공사는 각각 4년,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다른 건설사들의 동일 항목이 감소세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우선 지난 3분기 말 기준 대우건설의 전체 미청구 공사 금액을 보면 2조158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의 1조7734억4000만 원보다 2400억 원 이상 증가했다.

미청구 공사는 말 그대로 발주처에 청구되지 않은 공사대금이다. 회계 장부에는 미리 매출로 잡혀 있지만 실제 현금은 들어오지 않은 미수 채권이라는 뜻이다. 공사 기간 내에 받으면 상관없지만 받지 못하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초과청구 공사는 대금을 미리 받아 향후 용역으로 갚아야 하는 선수금 성격으로 유동부채로 잡힌다. 때문에 회계 전문가들은 잠재적인 부실 가능성이 큰 항목으로 분류한다.

대우건설의 경우 해외 인프라와 발전 부문에서 미청구 공사 증가폭이 컸다. 올해 3분기까지 해외 인프라 부문의 미청구 공사 2476억7400만 원을 손실로 처리했다. 그래도 남아 있는 미청구 공사액은 2953억6600만 원에 달한다. 총초과청구 공사 역시 올 9월 말 8542억 원으로 지난해 12월 말보다 11.44% 늘었다. 주택과 해외 인프라에서 급증했다.

물론 미청구 공사는 받을 수 있는 돈인 만큼 전부 악성으로 분류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공사 완료 시점에 회수된다 하더라도 회수될 때까지 기업의 재무구조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2013년 건설사들의 대규모 어닝쇼크에 앞서 미청구 공사가 크게 늘었다. 삼성엔지니어링, GS건설은 어닝쇼크 전인 2010년 7000억~8000억 원이던 미청구 공사가 2012년에 2조 원을 넘어섰다. 결국 다음 해인 2013년 9000억~1조 원의 영업손실이 터졌다.

때문에 건설사들은 최근 미청구 공사 줄이기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해외 매출비중이 높은 5개 상장 건설사(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삼성엔지니어링, GS건설)의 3분기 말 기준 미청구 공사금액을 합치면 10조 원에 육박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미청구 공사 금액이 늘어나는 것은 수주업체와 발주업체 간 공사 완성도에 이견이 생겼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매출 볼륨을 유지하기 위한 미수채권도 있는 만큼 양성과 악성을 나눠서 보는 판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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