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보호무역 반대를 천명하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대신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대안으로 제시했다.
시 주석은 19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페루 리마에서 기조연설을 하면서 보호무역주의에 대해 반대를 천명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외신이 보도했다. 시 주석은 “아태 지역이 보호무역주의의 도전과 무역 성장 정체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배타적인 무역 협정은 옳은 선택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경제의 글로벌화는 모든 당사국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TPP 폐기 시도에 대해 직접적인 입장표명은 자제하면서도 중국 주도의 경제협력체인 RCEP 조기 구축을 촉구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다른 국가에 문을 절대 닫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더 개방할 것”이라면서 “경제 세계화에 완전히 참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는 물론 라틴아메리카에 대해서도 개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시진핑 주석은 이번 기조연설에서 중국의 신경제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더 많은 국가의 참여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FT는 도널드 트럼프의 예상치 못한 당선으로 세계 각국에 보호무역주의가 확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물론 각국이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이 구심력을 잃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시 주석이 자국이 중심인 RCEP를 대안으로 꺼내 들었다고 설명했다. 즉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확산 공포를 이용해 중국을 중심으로 무역지도를 새로 만들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기간 내내 TPP와 각종 FTA가 미국의 일자리를 없앴다며 자신이 당선되면 TPP에서 탈퇴하고 각종 FTA는 재협상 또는 파기한다고 공약했다. TPP는 미국과 일본을 주도로 현재 12개국이 참가하기로 했으며 여기에 중국은 속해있지 않다. 이날 시 주석은 RCEP과 함께 자국이 중심이 된 또 다른 초기 단계의 자유무역체제인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 판촉에 나서기도 했다.
시 주석은 세계 최강 미국에 맞서 중국이 밀월 관계인 러시아에 협조 요청까지 하면서 강력한 동맹 전선을 펼쳤다. 시 주석은 APEC 정상회의와 별도로 리마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FTAAP 설립을 위해 중국과 러시아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러시아와 정치 및 전략적 상호 신뢰 강화를 위해 빈번한 고위급 접촉을 유지하길 희망한다”면서 “중국의 일대일로와 러시아의 유라시아경제연합은 시너지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