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성토장 된 APEC…세계 무역질서 주도권 잡는 중국

입력 2016-11-21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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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성토장이 됐다. 각국 정상들은 가뜩이나 전 세계 무역 전반이 위축된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주장하는 보호무역주의가 직격탄이 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을 비롯한 미국, 호주, 멕시코 등 TPP 참여 12개국은 페루 리마에서 20일(현지시간)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앞서 19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장래에 대해 논의했다. 이들 12개국은 TPP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발효를 위한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TPP는 트럼프 차기 대통령의 탈퇴 공약으로 미국에서의 발효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TPP를 주도한 미국이 발을 뺄 것으로 전망되자 참가국 사이에서는 불만을 넘어 경고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존 키 뉴질랜드 총리는 “TPP에 미국이 참가하지 않는다 해도 이점이 있다”면서 “TPP 회원국은 미국의 결정을 오래 기다리지 않을 것이란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말콤 턴불 호주 총리는 “트럼프는 자유무역 전부에 반대하는 것 아니라 미국에 불리한 것에만 반대한다”면서 “보호무역은 저성장 늪에서 탈출하려는 세계적인 노력을 더욱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직격탄을 맞은 멕시코의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트럼프 때문에 새로운 관계를 모색해야 하는 압박에 놓이게 됐다”고 불만을 나타냈고, APEC 의장국인 페루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대통령은 “미국의 사정으로 (TPP와) 유사한 협정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국과 함께 TPP를 주도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직후 TPP 탈퇴를 선언하면 TPP는 완전히 끝장”이라면서 “각국이 TPP 절차를 단호하게 추진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평등한 입장에서 논의하고 공동으로 참여해 이익을 누리는 틀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중국을 포함한 아태 각국이 참여하는 아시아·태평양 자유무역권(FTAAP) 창설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할 것이라는 각국의 공포를 이용해 중국이 자국을 중심으로 한 새 무역질서 짜기에 나섰다고 평가했다. TPP를 통해 아태지역 내 중국의 패권을 견제하려 했던 오바마 대통령은 “최악의 상황일 것이라고 지레짐작하지 말라”며 트럼프 집권 이후 무역 마찰 등을 우려하는 중남미와 아시아 국가들을 안심시키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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