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입력 2007-10-0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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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방북 3일째를 맞은 4일 오전에 평화자동차를 방문했다. 남포시에 자리한 평화자동차는 평양에서 약 40km 거리에 위치에 있어 우리나라 인천과 비슷한 입지적 조건을 갖춘 항구도시다. 이날 공장 방문 행사에는 쌍용차 체어맨의 부품을 조립해 만드는 ‘준마’가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그렇다면 평화자동차는 도대체 어떤 회사인가?

1998년 1월에 설립된 평화자동차총회사는 남북 최초의 본격적인 합영회사로 서울의 평화자동차가 70%, 평양의 민흥총회사가 30%를 투자했다. 1991년부터 공사에 들어가 약 7년 만에 완공됐다.

첫 차는 2002년 2월 생산한 휘파람. 이탈리아의 피아트 시에나를 들여온 모델로, 4기통 1.6ℓ 휘발유 엔진을 얹었으며 현대 베르나와 아반떼의 중간 정도 크기다. 이 차의 베이스 모델인 시에나는 새 모델로 바뀌었으나 평화자동차에서는 아직 그대로 생산 중이다.

이밖에도 최신 모델인 승용차 휘파람Ⅱ와 뻐꾸기 Ⅰ, Ⅱ(SUV), Ⅲ(픽업), 뻐꾸기 4WD(SUV), 삼천리(승합차) 등을 생산하고 있다. 초기에는 피아트 자동차의 모델을 들여오는 데 그쳤으나 북한 내에서 적합한 모델을 찾기 위해 중국 화천자동차와 협약을 맺고 중화(브릴리언스) BS6를 휘파람 Ⅱ로 내놓는 등 활로를 찾고 있다.

한해 생산 능력은 1만대 남짓. 직원 수는 230명 정도지만 수요가 많지 않아 공장 가동 시기에만 직원을 모아 생산을 몰아서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북한에서는 자동차의 수요가 많지 않은 편이다. 따라서 평화자동차의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여러 지원책을 실시했다. 그 가운데 하나가 국가에서 모든 수입자동차와 중고자동차를 더 이상 반입하지 못하게 법으로 제정했고, 분단 후 최초로 자동차 상업광고판을 평양 시내에 세울 수 있도록 승인했다.

그 결과 현재 국가기관들과 국영기업들, 외국공관, 국제기구, 평양주재외국회사 그리고 개인 자가용 등의 용도로 팔리고 있다. 평화자동차에서는 그동안 평양에서 자동차 전시회를 다섯 차례 열었고 매번 10여대 넘게 계약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아직 해결할 과제가 많다. 자동차 회사는 안정적인 내수를 기반으로 운영되어야 하지만 북한 내의 수요가 적다는 것이 문제다. 지난해 600대를 생산했고 올해는 1천대 판매가 목표지만 올 여름 큰 수해로 인해 목표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또한 최신 모델인 휘파람Ⅱ의 베이스 모델인 BS6가 유럽 ADAC가 주관한 충돌 시험에서 최하점을 기록하면서 체면을 구긴 상태다. 이 차는 40% 오프셋 충돌 테스트에서 사람이 살 확률보다 죽을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준 바 있다.

휘파람Ⅱ의 베이스 모델인 BS6

평화자동차 관계자는 이번 노 대통령의 평화자동차 방문 행사가 회사 차원에서 새로운 투자와 관련된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남한이 투자한 기업이기에 대통령이 방문한 것일 뿐 그 이상의 어떤 의미는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남북한 경제에 모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한국 자동차업체와 북한 당국 사이에 좀 더 긴밀한 협의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평화자동차의 중국 쪽 파트너나 이탈리아 피아트보다는 국내 업체들이 기술적으로나 거리상으로 북한 내 사업을 합작하기에 훨씬 유리한 조건이기 때문이다. 이제 과제는 북한 당국과 국내 자동차 업체들에게 넘어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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