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내년에 더 큰 위기 온다… ‘최악 수주난’ 우려

입력 2016-11-2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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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3’ 목표치 내렸지만 올 목표액 절반 못채워…내년 발주량도 3분의 1 수준

올해 최악의 수주절벽에 내몰린 조선업계가 내년에도 또 힘겨운 한 해를 보내게 생겼다. 목줄을 죄는 수주 가뭄이 내년에도 이어지며, 수주 잔량까지 바닥을 치는 ‘퍼펙트 스톰(악재가 겹치고 겹쳐서 총체 난국을 겪는 상황)’을 맞을 것이란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

2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해 수주 목표치를 대폭 하향 조정한 국내 조선 빅3(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가 수주 달성률 부문에서 부진을 넘어 ‘속수무책’이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예고하고 있다. 그간 상선건조 계약만을 간간이 따내면서 연명했지만, 올해를 한 달여 남겨놓은 상황에서 연초 수주 목표액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최근 현대중공업은 올해 초 제시했던 수주 목표치를 대폭 조정했다. 지난 10월 말까지 집계된 수주 규모는 62억 달러로, 수정전 목표치 195억 달러 대비 수주달성률은 32%에 그쳤다. 단, 정정공시를 통해 조정한 수주 목표치 94억9500만 달러와 비교할 경우 달성률은 65%까지 올라간다.

대우조선은 연초 108억 달러로 잡은 수주 목표를 지난 6월 62억 달러로 조정했다. 현재 13억 달러를 수주, 21%의 수주 달성률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수주 목표치 150억 달러의 3분의 1 수준인 53억 달러를 목표로 잡은 삼성중공업은 올해 들어 8억 달러의 수주 실적을 기록해 수주 달성률 15%에 그치고 있다.

문제는 내년에도 선박 발주량이 예년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며 일감 부족이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과거에 따낸 수주 물량에 의존하는 경영전략을 추진하며, 유동성 위기를 버텼지만, 수주 잔량 또한 바닥을 보이면서 내년 하반기부터 매출에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이에 각 조선사는 내년 사업계획 수립에 있어 투자 계획과 사업 목표치를 올해보다 더 보수적으로 구상할 방침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선박대금 80% 가량을 선박 인도 시에 받는 헤비테일 수금 방식 덕분에 수주물량이 없어도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이 오지 않았지만, 현재 건조 중인 선박이 인도되는 1~2년 뒤에는 매출 급감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 역시 “글로벌 선주사, 오일 메이저들 선박 발주 예상치보다 현실은 더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는 긴축경영 기조를 강화하는 추세로 내년 사업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말 현재 국내 조선업체의 수주 잔량은 13년 2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국의 수주잔량은 2153만CGT로 중국은 3344만CGT, 일본은 2028만CGT의 수주잔량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과 일본의 수주 잔량 격차는 9월 말 143만CGT에서 10월 말에는 124만CGT로 더 좁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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