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테마株 ‘촛불’타고 요동

입력 2016-11-21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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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세 고려산업·동신건설 21일 하락반전 ‘오락가락’…코스피·코스닥 추락

야3당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시동을 본격화 한 21일 증시가 휘청거리면서 정치테마주까지 요동쳤다. 지난달 24일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자 야권 유력 대선주자들이 급부상하며 정치테마주까지 부각됐다면, 이번 탄핵 본격화는 가뜩이나 어지러운 정치테마주들을 더욱 혼란에 빠뜨리고 있는 형국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요동치는 증시 속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것이 바로 정치테마주다. 문제는 이같은 테마주가 정치인과 동문이라거나 본사가 그의 고향에 위치했다는 단순 학연지연 등에 얽혀 연결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대표 종목 중 하나가 문재인 테마주로 꼽히는 고려산업이다. 고려산업 상임 고문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경남고 동문이라는 이유로 테마주로 묶였다. 지난달 24일 최순실 게이트의 실마리를 제공했던 태블릿PC 파일이 공개되자 주가가 8거래일 간 무려 114%나 급등했다. 하지만 이후 내림세와 오름세를 반복하더니 이번주 들어 또 다시 상승세를 멈췄다. 고려산업은 이날(21일) 전일보다 9.16% 하락한 59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이재명 테마주로 꼽히는 동신건설이 두각을 나타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대선주자로서의 존재감이 부각되자 지난 14일부터 한 주간 69.52%나 급등했다. 동신건설은 이 시장의 고향인 안동에 본사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정치테마주로 분류됐다. 동신건설은 21일 전날보다 8.26% 내린 1만 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반면 또 다른 야권주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테마주인 안랩은 맥을 못추는 모습이다. 안랩은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다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등락을 반복했다. 안랩은 안 전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다.

한 업계 전문가는 “정치 테마주는 정책 방향성은 물론 학연·지연 등 단순한 인맥으로 인해 결정될 수 있다”면서도 “후자의 경우 위험성이 상당히 높아 수혜를 기대하기 보다는 주의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국내 증시는 크게 휘청거렸다. 21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53포인트(0.43%) 내린 1966.05에 거래를 마쳤다. 무엇보다 기관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지난 18일 3314억 원을 팔아치운 기관은 이날 하루 동안 490억 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지수도 전일대비 10.93포인트(1.76%) 내린 609.33으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이틀째 코스닥은 사흘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 같은 증시 하락은 민주당, 국민의당 모두 ‘박대통령 탄핵’을 공식 당론으로 채택하는 등 야3당 중심의 탄핵 추진이 급물살을 타면서 투자자들도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이날 불거진 탄핵정국에 불확실성 심화 여지는 있지만, 실물 경제에 대한 영향은 극히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나왔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부장은 “변동성 측면에서는 과거 탄핵정국을 생각할 필요가 있는데 당시 금융시장 반응이 부정적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불편함에서 시작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시간이 경과하며 상황이 나아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과거 사례를 보면 2004년 3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정국 당시 900포인트를 넘겼던 주가지수는 장중 5% 넘는 하락세를 보였다. 이후 4개월간 20% 넘게 하락, 700포인트 부근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외국 사례를 보면 1973년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미국 증시가 급락했고, 최근 브라질에서도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의 탄핵 이슈가 진행되는 동안 증시가 곤두박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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