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비선실세' 최순실(60) 씨 사건을 진행할 재판부를 선정하고 기록 검토에 착수했다. 최 씨는 다음 달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 정호성(47)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과 함께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서울중앙지법은 21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 씨와 안 전 수석,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 전 비서관 사건을 형사29부(재판장 김수정 부장판사)에 배당했다.
직권남용과 강요, 강요미수, 사기미수,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모두 법정 하한 형이 징역 1년 이하라 원칙적으로는 단독 재판부 사건이다. 하지만 법원은 이 사건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하다고 판단해 판사 3명이 심리하는 합의부에 사건을 맡겼다.
이번 사건은 당초 부패사건을 전담하는 재판부에 배당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검찰이 제3자 뇌물죄가 아닌 직권남용을 주된 혐의로 삼으면서 일반사건으로 분류돼 무작위로 배당됐다. 형사29부는 성범죄ㆍ아동학대 사건 전담 재판부다.
이들의 첫 재판은 다음 달 초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일반 형사재판의 경우 사건이 배당되면 2~3주 이내에 첫 심리가 진행된다. 최 씨와 안 전 수석, 정 전 비서관의 구속기간은 내년 5월까지다. 보통 중요사건의 경우 구속기간을 꽉 채워 선고를 내리기 때문에, 이 시기에 즈음해 1심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에 따르면 최 씨와 안 전 수석은 대기업을 상대로 미르ㆍK스포츠재단 출연금 총 774억 원을 내도록 강요한 혐의로 기소됐다. 롯데 측에 하남 복합체육시설 건립비용으로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내달라고 요구한 혐의도 있다. 또 현대자동차가 딸 정유라(20) 씨의 친구 부모가 운영하는 KD코퍼레이션에 11억 원 상당의 납품을 하도록 강요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최 씨가 실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플레이그라운드에 62억 원대 현대차 광고를 주도록 한 것으로 밝혀졌다.
안 전 수석은 최 씨와 함께 포스코 계열사인 포레카 인수협상대상자인 컴투게더를 상대로 지분 80%를 양도하도록 강요한 혐의도 있다. KT 측에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47ㆍ구속) 씨의 측근 이모 씨와 신모 씨를 각각 전무와 상무보로 채용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 전 비서관은 최 씨에게 공무상 비밀 47건을 넘긴 혐의로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