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삼라마이더스)그룹 계열의 대한해운이 한진해운의 미주-아시아 노선을 인수했다. 대한해운이 사실상 제2의 국적선사로 도약할 가능성이 열린 가운데, 현대상선이 글로벌 해운동맹 ‘2M’ 가입에 난항을 겪으며 초대형 국적선사로 키우겠다는 정부의 해운업 재구축 계획도 빛이 바래고 있다.
2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진해운은 대한해운과 미주-아시아 노선 영업양도에 관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인수대금은 370억 원이다. 한진해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미주-아시아 노선 인수를 허가할 예정이다.
대한해운이 우선매수권을 확보한 한진해운 6500TEU급(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 선박 5척, 미국 롱비치터미널 지분(54%) 등 자산은 별도 협상을 벌여 인수 여부를 결정한다. 이번 본계약으로 고용 승계가 이뤄지는 인원은 육상인력 293명, 해외인력 281명 등 총 574명이다.
대한해운은 벌크선 사업에 이어 한진해운의 영업망 인수로 컨테이너선 사업까지 시작하며 종합 해운사로 발돋움하게 된다. 사실상 대한해운이 제2의 국적선사로 도약할 가능성이 열린 셈으로,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국내 유일의 국적선사가 된 현대상선을 초대형 컨테이너선사로 키운다는 정부의 청사진도 벌써 빛이 바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상선 ‘2M’ 가입도 여전히 안갯속이다. 지난 20일 미국의 유력 해운전문지 저널오브커머스(JOC)는 2M 회원사인 머스크가 화주들에게 보낸 설명문 내용을 그거로 “현대상선이 2M에 가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대상선은 “2M 가입이 무산됐다는 기사는 명백한 오보”라며 “이달 말이나 늦어도 다음 달 초까지 본계약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은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M 가입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게 업계 분위기다. 현대상선은 지난 5월부터 2M 가입을 추진했지만 6개월째 별다른 진전이 없다. 지난 8일 김충현 현대상선 사장은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이달 말 2M 가입을 목표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했지만, 다음 달 초로 재차 늦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