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론] 종합미디어 변신 노리는 페이스북

입력 2016-11-22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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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종합 미디어로 변신할 것인가에 언론계와 언론학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페이스북이 ‘모바일 + 동영상’ 전략으로 종합 미디어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지난 2004년 사업을 시작한 이후 처음엔 단순히 친구들 근황을 공유하는 소셜네트워킹 기능을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소셜네트워킹 기능에서 더 나아가, 미디어와 콘텐츠를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에 많은 언론계 관계자들과 미디어 학자들은 페이스북이 종합 미디어로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며 그 향방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페이스북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지난 2014년 11월 수백만 명이 페이스북 뉴스피드를 체크하면서 하루를 시작한다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완벽히 개인화된 일간지를 갖게 되는 것”이라고 밝혀 페이스북의 미디어 변신을 가시화한 바 있다. 특히 스마트폰의 확산에 따라 모바일을 이용해 페이스북에 접속하는 사람들이 급증하자 모바일 사용자의 특성을 고려해 기존 텍스트나 이미지 위주에서 벗어나 동영상으로까지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만 해도 하루 평균 5억 명의 이용자들이 페이스북을 통해 80억 개의 동영상을 시청했다. 페이스북이 모바일과 동영상을 함께 묶는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을 선보이면서 실제로 종합 미디어로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페이스북은 최근 들어 일련의 사태로 인해 비판을 받게 되면서 종합 미디어로서의 역할을 경계할 것이라며 한발 물러났다. 무엇보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페이스북의 가짜 뉴스로 인해 선거판이 흐려졌다는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11월 8일 끝난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을 꺾고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 많은 사람들은 미 대선 결과가 페이스북에 올라온 가짜 뉴스들을 걸러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에게 유리한 이들 가짜 뉴스들을 페이스북이 막아내지 못해 선거에 영향을 주었다는 지적이다.

페이스북은 또 이달 들어선 멀쩡히 살아 있는 약 200만 명의 사용자 프로필에 ‘사망’이라는 추모 배너를 게재해 신뢰도에 큰 손상을 입었다. 많은 이용자들은 이런 배너가 달린 것을 직접 바꿔야 했고, 가족과 친구들에게 일일이 연락해서 안심시키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해당 사진을 캡처해 페이스북에 올린 뒤 자신은 아직 살아 있다고 선언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처음엔 이런 문제들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응하던 페이스북은 사용자들의 불만이 고조되자 이번 달 19일 가짜뉴스 기사를 줄이기 위해 새로운 도구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마크 저커버그는 “가짜 뉴스를 줄이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가짜 뉴스를 포함해 불법 정보를 운영하는 사이트에 대해 광고를 표시하지 않는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커버그는 특히 “페이스북이 미디어 회사처럼 보이거나 역할을 하는 것을 경계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페이스북의 뉴스들이 큰 문제가 되자, 페이스북이 미디어로 전환하는 것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이 종합 미디어로 변신하는 문제는 저커버그의 발언으로 당분간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페이스북의 미디어 변신은 그동안 보여준 문제점을 또다시 언제라도 노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앤드루 킨이 ‘디지털 현기증’에서 지적했듯, 소셜 미디어는 여러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특히 미디어 기능과 관련, 전통 미디어와 달리 미디어로서의 책임성과 검증 기능을 갖고 있지 않아 영향력은 크지만 책임은 지지 않는 도구로서 전락할 우려마저 보여주고 있다.

소셜 미디어가 1인 미디어 기능을 하는 건 이미 부정할 수 없다. 소셜 미디어가 전통 미디어에서 보여주지 못한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실현해야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공론장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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