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렛팩커드(HP)가 회계 4분기(7~9월) 매출 호조를 기록했다고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HP는 이날 회계 4분기 매출이 2%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분사 1년 만에 최대 기록이다. 시장에서는 HP의 매출이 7개분기 연속 줄어든 터라 이번 분기에도 감소세를 면치 못했을 것으로 전망했었다. 다만, 같은기간 순이익은 63% 급감했다. 이에 대해 HP는 퇴직금 등 일회성 비용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항목을 제외하면 HP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증가했으나 시장 전망치는 약간 못 미쳤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광범위한 자회사를 갖고 있던 HP는 지난해 11월 소프트웨어 서버, 스토리지 등 기업고객을 전담하는 HPE와 PC와 프린터 등 소비자 제품을 제조하는 HP주식회사(HP Inc.) 등 2개사로 분리됐다. 주력 사업이었던 PC 사업이 업황 악화로 쇠퇴하자 몸집을 줄여 민첩성을 높이고 그간의 부진을 털어내겠다는 전략이었다. HP는 중국 레노버에 이어 세계 PC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HP는 전체 수익 중 대부분을 프린터와 잉크와 토너 등 제품 판매에서 거둬들이고 있다. 그러나 IT 흐름이 모바일로 전환되고 문서를 인쇄하는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HP는 역풍에 직면해 있다. 이에 회사는 쇠퇴하는 시장에서 마진율이 높은 모델에 집중함으로써 PC 쇠락에 따른 매출 감소를 상쇄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PC 시장에서도 선방하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체 PC 출하 대수 중 HP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8.8%에서 20.4%로 늘어났다.
반면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HPE의 회계 4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7.2% 줄어들었다. 순이익은 78% 급감했다. 다만 조정 주당순이익은 61센트를 기록하며 예상치(주당 60센트)를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