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미래다] 반려동물산업 급성장 … ‘1000만 펫팸족’ 잡는다

입력 2016-11-2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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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시장 규모 2조3000억 달해… 국내 사료시장 네슬레 등 美기업 70% 점유

저출산과 고령화, 1인 가구 증가와 여가문화 확대 등의 영향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집이 해마다 늘고 있다. 자연스레 반려동물 사료와 용품, 서비스 등 관련 산업도 급성장을 이어가는 중이다.

24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보유가구 비율은 2010년 17.4%, 2012년 17.9%에 이어 지난해 21.8%로 올라섰다. 5가구 중 1가구는 애완동물을 키우는 셈이다.

이런 상황과 맞물려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12년 9000억 원에서 지난해 1조8000억 원으로 3년 만에 2배로 성장했다. 올해 2조3000억 원에 이어 2020년에는 5조8000억 원 규모로 불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반려동물 연관 산업은 소득 수준 향상과 문화 형성에 힘입어 빠른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유망 분야다. △직접적인 생산·분양·유통업 △사료·용품업(의류, 완구) △서비스업(병원, 보험, 미용, 장례, 호텔, 카페) 등이 대표적이다. 반려동물 관리사, 애완동물 미용사, 애견 훈련사 및 사진사 등 새로운 직업의 출현에 따른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특히 반려동물에 필수인 사료 시장은 매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트랜스퍼렌시 마켓리서치(Transparency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세계 사료시장은 2011년 586억 달러에서 2017년 748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사료 시장의 경우 2012년 소매가 기준 2500억 원에서 2017년 8000억 원 규모로 급증할 것이라는 농협경제연구소 분석이 있다.

하지만 세계 반려동물 사료 시장은 마스(Mars)와 네슬레(Nestle)가 전체 시장의 69%를 차지한 상황이다. 이들을 포함해 상위 5개 업체가 모두 미국 기업으로, 이들이 전체 시장의 85%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국내 시장도 네슬레퓨리나와 한국마스 등 수입 전문브랜드가 70% 이상을 잠식한 상황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1~2015년) 반려동물 사료 수입량은 20만 톤인데 반해 수출량은 약 3만 톤 수준으로 7배 차이가 났다. 지난해 반려동물 사료 수입은 1775억 원 규모인 반면 수출은 155억 원에 그쳐 11배 넘게 차이를 보였다.

이는 고급화한 수입 사료의 kg당 가격이 국산과 1400원 이상 차이가 나면서 물량 차이(7배)보다 더 큰 격차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됐다. 네슬레퓨리나와 한국마스와 같은 고급 사료에 대항하는 국내 업체의 사료는 중저가품 위주로 시장 수요를 좇아가지 못해 고급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맞춤형 수제 영양사료로 눈을 돌렸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면서 애완견을 위한 양질의 먹거리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국내 최초로 가정에서 손쉽게 만들어 먹일 수 있는 간편식 수제(DIY: Do it yourself) 사료를 최근 개발했다는 설명이다.

농진청이 개발한 사료는 닭 가슴살, 달걀 노른자, 멸치, 브로콜리, 양배추 등 반려견의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되는 12개의 조성물을 시중에 판매되는 홈베이킹믹스처럼 분말 형태로 담았다. 농진청에 따르면 해당 분말에 밥과 물을 넣어 골고루 섞어 주면 3분 내 간편한 영양균형 사료가 완성된다. 사료 반죽의 풍미와 찰기를 높이려면 20∼30분 쪄서 먹이면 된다.

유통기간을 늘리기 위한 보존제를 비롯해 장기간 반려견이 섭취했을 때 부담을 느낄 수 있는 물질이 전혀 들어있지 않아 안심하고 먹일 수 있다는 게 농진청 설명이다. 해당 사료를 혈중 간수치(ALP)가 높은 노령견에게 12주간 먹인 결과, 간수치가 약 33%(105.3U/L→70.5U/L)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농진청은 기존 건사료 대비 열량이 절반 수준으로 식감이 부드럽고, 영양이 균형 잡혀 노령견의 주식으로 좋다고 전했다. 노령견의 영양보급과 질병 후 회복식, 영양보조 등 특수용도 사료로서의 활용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농진청은 해당 기술을 특허출원하고, 산업체에 기술이전을 완료했다. 이를 통해 ‘반려견 집밥 만들기’ 제품을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오영균 농진청 영양생리팀장은 “일본, 미국 등 반려동물 문화가 성숙한 나라에서는 가정에서 사료를 만들어 먹이는 사례와 교육 프로그램이 확대하는 추세”라며 “반려견에게 양질의 집밥을 제공하려는 소유주의 욕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외국처럼 하나의 문화로 정착할 것이다. 간편 영양균형 사료 제조 기술이 상용화되면 국내 반려견의 건강 수명 연장뿐만 아니라 사람과 동물 간의 유대관계 향상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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