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3차 인선에서 처음으로 여성 인사 2명을 내각에 기용했다고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등 미국 주요 언론이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인도계 미국인 니키 헤일리(44)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를 유엔(UN) 미국 대사에 지명했다. 같은 날 교육장관에는 여성 교육활동가인 벳시 디보스(58)를 교육장관에 임명했다. 두 사람 모두 반(反) 트럼프 인사였다.
이번 임명은 백인 남성으로만 내각을 채워 사회통합보다는 분열을 조장할 수 있다는 비판을 의식한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날까지 트럼프 당선인은 당선 이후 총 세 차례 인선을 진행했는데 각료 5명 모두 백인 남성이었다. 특히 법무장관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중앙정보국(CIA) 등 안보라인 3대 핵심 요직에 강경파 백인 남성을 내세워 우려를 샀다. 이제까지 하마평에 오른 인사들도 대부분 백인 남성이었다.
인도계 이민가정 출신인 헤일리는 최근 공화당 내 떠오르는 정치 신예다. 그는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첫 여성 주지사이자 첫 소수인종 주지사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지난해 6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백인 우월주의자의 흑인교회 총기 난사 사건 이후 인종차별을 상징하는 남부연합기를 게양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률을 통과시켜 주목받았다. 그가 맡게 된 유엔대사는 외교정책 문제에 대해 백악관의 고문역할을 하는 동시에 다른 국가에 미국의 의견을 대표해 전달하는 임무를 담당한다. 하지만 정치 신예인 탓에 북핵이나 이란 핵협상 등에 관한 외교정책 노선이 대외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헤일리 주지사는 이날 임명에 대해 “미국이 국내외로부터 엄청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트럼프 당선인이 UN 차기 대사로 국가에 봉사해 달라고 요청해준 것에 대해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차터스쿨(미국 자율형 공립학교) 지지자인 디보스는 억만장자 교육활동가다. 남편 딕 디보스와 함께 미시간주에서 차터스쿨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면서 미시건내 입지가 두텁다. 디보스 가문은 암웨이 설립자 가문으로 미시간 지역의 공화당 내에 입지가 두텁다. 하지만 일부 교육계 인사들은 교육의 민영화를 우려하며 디보스의 임명을 비판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는 경선 레이스 라이벌이었던 신경외과 출신 벤 카슨을 주택도시개발부 장관에 임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NYT는 그동안 백인 남성 위주로 내각 인선 작업을 해 온 트럼프가 인도계 여성인 헤일리와 흑인인 카슨을 영입함으로써 차기 내각 구성에 인종 및 성별 다양성을 갖추는 노력을 시작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