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의혹 기재부·관세청 압수수색, 연내 신규면세점 심사 물 건너가나

입력 2016-11-24 11:12 수정 2016-11-24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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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지난해 면세점 사업 심사가 불투명하게 이뤄진 정황을 잡고 기획재정부와 관세청을 압수수색하면서 연말로 예정된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특허 심사가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24일 세종시 기획재정부 사무실과 대전시 관세청 사무실에 검사와 수사관 수십 명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관련 자료 확보에 나섰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세종시 기획재정부 최상목 1차관실과 차관보실ㆍ정책조정국장실, 대전에 있는 관세청 수출입물류과 사무실 등이 포함됐다.

검찰은 이날 SKㆍ롯데그룹이 면세점 사업 선정과 관련해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거액을 출연했는지 대가성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두 그룹도 압수수색 중이다. 두 그룹이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거액을 출연하면서 ‘비선 실세’ 최순실 씨 영향력을 이용해 정부로부터 면세점 사업을 따내려고 했다는 의혹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두 그룹과 함께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선 기획재정부와 관세청은 면세점 선정을 담당한다. 검찰은 올 초부터 이어진 정부의 면세점 제도 개선 방향을 심도 있게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3월 면세점 승인 요건을 완화하는 정책 방안을 발표하고 이어 관세청은 4월 29일 서울 시내면세점 4곳의 신규 설치 발표를 했다. 이어 6월 3일에는 면세점 신규 특허 공고를 냈다. 당시 공고에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새로 면세점에 입찰할 때 감점을 준다는 정부의 제도 개선안이 빠져 있어 사실상 대기업에 특혜를 주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그간 정치권과 관련업계 일각에서는 지난해 7월과 11월 두 차례 치러진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권 대전 과정에서 특정 기업에 대한 내정, 특혜 등의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특히 최순실 씨가 개입했다는 의혹과 함께 관세청 직원이 면세점 업체 선정 전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불법 주식거래를 한 정황도 포착되면서 면세점업계는 각종 의혹이 불거졌다.

더군다나 업계 매출 3위의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수십 년 경력의 SK워커힐이 지난해 입찰 선정에 탈락하고 면세 사업 경험이 전무한 타 업체가 입찰에 성공하면서 관세청 심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다. 아울러 기존 신규 면세점도 과열 경쟁에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이번 3차 면세점 선정이 롯데와 SK에 특허권을 내주기 위해 마련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들도 흘러나왔다.

이와 관련해 일부 야당 의원은 시내 면세점 특허심사 참여 심사위원 명단 제출과 면세사업자의 사회환원 공약 점검 등을 요구하며 이달 초 관세청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관세청에 대한 감사가 12월 초 국회 본회의 통과 후 시행되면 12월 중순으로 예정된 면세점 추가 선정 일정이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여기에 더해 검찰이 일정 부분 정황을 잡고 압수수색에 나섬에 따라 예정대로 심사를 진행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시각이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정치권의 감사 요청에도 관세청이 심사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사안이 확대되면서 향후 일정 등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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