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실대 기독교박물관, 실학자 홍양후와 중국 선비의 편지 발간

입력 2016-11-24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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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문화 교류 연구에 중요 자료로 활용 기대

▲숭실대 한국기독교박물관이 발간한 '고칭연사'.
▲숭실대 한국기독교박물관이 발간한 '고칭연사'.
숭실대학교 한국기독교박물관(관장 권영국)은 설립자인 고(故) 매산 김양선 교수가 수집한 홍양후 서찰첩 '고칭연사(古稱燕士)' 두 개의 책을 탈초ㆍ번역해 '고칭연사-중국선비가 홍양후에게 보낸 편지와 시문'이라는 제목으로 발간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서찰첩은 19세기 초반 청나라 선비들이 삼사(三斯) 홍양후(洪良厚)에게 보낸 편지 37통을 모아 영인본과 탈초ㆍ번역문을 한데 묶은 것으로, 탈초ㆍ번역은 한국학중앙연구원 김동석 박사가 담당했다. 편지 색감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한지에 컬러로 인쇄했다.

홍양후의 조부 홍대용은 1765년 북경에 가서 새로운 중국 문물을 경험하였을 뿐만 아니라, 북경에서 엄성(嚴誠)·반정균(潘庭筠)·육비(陸飛) 등을 만나 천애지기(天涯知己)를 맺고 돌아왔다. 홍대용과 중국 문인들간의 우정은 박지원ㆍ박제가ㆍ이덕무 등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홍대용 사후에도 미담으로 회자됐다.

홍대용이 연행에서 돌아온 지 60년이 되던 1826년에는 그의 손자인 홍양후(1800~1879)가 동지사의 부사로 임명된 외숙부 신재식을 따라 북경 땅을 밟게 된다. 홍양후는 그곳에서 조부 홍대용과 천애지기를 맺었던 3선비(엄성·반정균·육비)의 후손들을 찾아다닌다. 선대의 우정을 이어가겠다는 염원에서였다. 홍양후는 조부와 마찬가지로 북경에서 청나라 문사들과 필담으로 사귀었고, 그들로부터 받은 서찰을 서첩으로 꾸며 후세에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남겨 놓았다.

이 서찰집은 청나라 문사와 홍양후 간의 진지한 우정의 교감을 살펴볼 수 있는 내용과 문화적 교류 내용이 함께 담긴 시문과 편지글로 구성됐다. 제1책은 홍양후가 북경에 머무르고 있을 때 받은 편지들이고, 제2책은 귀국한 후에 받은 편지들이다. 특히 반정균의 손자 반공수가 홍양후에게 보낸 편지는 제2책에 수록되어 있는데, 홍양후의 연행으로부터 5년이나 걸려 편지를 받기까지의 과정이 여실히 드러나 있다.

홍양후의 연행은 조부에 뒤이어 주변의 문인들에게 다시금 연행 붐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박지원의 손자 박규수, 김홍집의 부친인 김영작 등의 연행에 큰 영향을 미쳤다. 홍양후는 19세기 전반 조선과 청조 문인 교류에 큰 역할을 수행한 인물로, ‘고칭연사’는 홍양후의 이 같은 족적을 찾아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 중 하나이다. 한중 문화교류사 연구의 획기적인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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