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S]카이노스메드의 도전장 "블록버스터 파킨슨병 신약 개발"

입력 2016-11-25 07:14 수정 2024-07-30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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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노스메드 'KM-819' 임상1상 승인 기념 행사.."빅파마에 기술이전할 것"

"블록버스터(blockbuster)에 도전하는 파킨슨병 신약을 개발하게 돼 너무 기쁘고 흥미롭습니다. 'KM-819'는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가장 획기적인 신약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24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서 열린 카이노스메드 파킨슨병 치료제(KM-819) 임상 1상 승인 기념 행사. 이기섭 카이노스메드 대표의 인사말에는 흥분과 감동 그리고 자신감이 베어 있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21일 카이노스메드가 신청한 임상시험 1상 계획을 승인했다. 지난 2011년 에이즈치료제(KM023) 국내 임상 1상 승인을 받은 이후 5년만의 새로운 프로젝트의 시작이다. 이 대표는 "미국의 바이오텍들은 임상 승인을 기념하고 프로젝트의 성공을 기원하는 세레모니를 열곤 한다"고 설명했다.

카이노스메드 신약 개발 성공을 돕고 응원하는 신테카바이오, 파락셀, ABL바이오, 바이오인프라, 김상은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임경수 분당차병원 교수 등이 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기섭 대표 "파킨슨병 블록버스터 신약 기대"

지난 1년간 KM-819 프로젝트를 이끈 이재문 부사장의 설명이 이어졌다. 이 부사장은 미국의 엑셀리시스(Exelixis)와 아라전(Aragen) 등에서 항암제를 비롯 각종 프로젝트를 수행한 신약개발 전문가다.

그는 "파킨슨병 환자는 전세계적으로 630만~1000만명에 이르지만 불행하게도 좋은 치료약이 없다"면서 "우리의 치료제는 신경세포의 사멸을 막아줘 파킨슨병의 진행을 중단시켜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킨슨병은 중뇌에 위치한 흑질(Substantia Nigra) 치밀부에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 손상으로 도파민의 분비량이 감소해 발생한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출시된 약물들은 부족한 도파민을 보충하기 위한 것으로 도파민의 전구체인 레보도파(L-DOPA)를 표준요법으로 사용하고 있다.

복용초기에는 도파민의 양이 증가해 효과가 높은 편이지만 병이 진행될수록 효과가 떨어지고 5년이상 투여하면 내성이 생겨 효율이 낮아진다. 특히 노화가 진행될수록 퇴행질환의 정도가 심해져 도파민 제제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카이노스메드의 KM-819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접근법으로 파킨슨병 치료에 도전한다. 'First in Class' 신약이라고 자신하는 이유다. KM-819은 파킨슨병을 유발하는 신경세포의 파괴를 촉진시키는 단백질 결합체 'FAF1'의 과다발현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파킨슨병을 치료한다.

신경세포 사멸이 억제되면 세포의 생존기간을 늘려 도파민 분비량의 감소를 막을 수 있게 된다. 이미 죽은 세포는 되살릴 수 없지만 아직 죽지 않은 세포에 세포사멸 신호를 차단해 세포의 기능을 유지시키는 것이다.

이 부사장은 "11월 초 글로벌 CRO인 파락셀의 주도로 분당차병원에서 임상시험이 시작됐다"면서 "내년 7월 임상 마무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KM-819 성공을 위한 장치들..인실리코 도입

KM-819은 주목할 만한 특징이 있다. KM-819는 김은희 충남대학교 교수팀과 한국화학연구원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을 당시 이미 1상 승인을 받은 상태였다. 하지만 회사측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새로운 임상 프로토콜을 마련하기로 하고 이를 포기하고 재설계에 들어갔다. CRO 역시 글로벌 업체로 선정했다.

빠른 임상 진행은 물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장치를 마련했다. 임경수 분당차병원 교수는 "이번 임상은 퍼스트 인 휴먼스터디(firt in human study)다. (1상에서 일반적인)안전성 내약성 약동학적뿐 아니라 약역학적 특성까지 평가하는 것이 목적"이라면서 "환자군도 젊은 사람부터 시작하지만 노인층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 1상의 범위를 확대해 빠른 2상 진입 뿐 아니라 글로벌 기술이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이와 함께 카이노스메드는 김상은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와 협력해 PET를 활용한 KM-819의 파킨슨 동물모델에서의 효능을 재검증하는 과정도 진행한다. KM-819의 원개발자인 김은희 충남대교수와는 파킨슨병의 원인인 alpha-synuclein과 FAF1과의 관계 및 기전을 규명하기로 했다.

특히 카이노스메드는 국내 유전체 빅데이터 전문기업인 신테카바이오와 협력을 통해 '인 실리코(in silico)'를 임상시험에 도입한다. 인실리코는 임상시험 전반에서 컴퓨터기반 시뮬레이션 혹은 예측 시스템으로 구성된 기술을 이용해 기존 시험 방법을 대체하는 가상 임상시험을 의미하는 것으로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분야다.

김태순 신테카바이오 사장은 "인실리코 기반의 파킨슨병 환자 유전체맵을 통해 예측 환자군·바이오마커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재민 인실리코 개발 본부장은 "현재 파킨슨병에 관여하는 유전자는 약 20개 정도가 규명됐는데 KM-819의 기전인 세포사멸 역시 파킨슨병에서 두드러진 특정유전자 변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부연했다.

◇KM-819 '빅파마' 기술이전 기대..새 파이프라인 준비

카이노스메드는 이미 에이즈치료제 'Km203(2014년)', 비만당뇨치료제 후보물질 'KM001(2014년)', 세포독성항암제 'KM630(2015년)', 에피제네틱스항암제 'KM635(2015년)' 등을 중국기업에 기술이전한 바 있다.

이재문 부사장은 이날 "KM-819의 임상 1, 2상(미국 예정)까지는 우리가 진행을 하고 3상은 글로벌 빅파마에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기술 이전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카이노스메드는 새로운 파이프라인 마련을 위한 연구에도 돌입했다. 미국 다국적 제약회사 머크에서 당뇨 신약 '자누비아'를 개발한 김두섭 수석부사장을 중심으로 '면역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기섭 대표는 "회사 내부의 핵심 역량을 집중해 새로운 면역항암제 개발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한국화학연구원에 부설연구소를 개설하는 등 대학, 연구소, 바이오텍 기업들과 공동연구와 파트너링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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