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중앙은행은 24일(현지시간) 기준금리인 7일물 환매조건부채권(레포) 금리를 종전 7.5%에서 8.0%로 0.5%포인트 인상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터키중앙은행은 1일물 대출금리도 8.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터키가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지난 2014년 1월 이후 거의 3년 만이다.
미국 달러화당 터키 리라화 가치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면서 이에 대응하고자 행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터키중앙은행은 이날 성명에서 “리라화 약세로 인플레이션 전망이 상승할 위험이 커졌다”며 “이런 좋지 않은 상황을 타개하고자 금융긴축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7일물 레포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인상폭은 전망치의 배에 달했다. 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전날 연설에서 낮은 금리를 요구해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으나 중앙은행이 행동을 감행해 그만큼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금리인상에 달러화당 리라화 가치는 최대 0.8%까지 올랐다. 그러나 유럽의회가 터키의 유럽연합(EU) 가입 협상 중단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는 소식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 장중 3.4494리라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중국 위안화와 인도 루피화 가치도 최근 미국 달러화에 대해 사상 최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필리핀 페소화와 말레이시아 링깃화도 급락해 페소화 가치는 지난 2008년 이후, 링깃화는 지난해 9월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도 달러화 강세 기세는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인덱스는 장중 102.05까지 치솟으며 13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요 10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평가하는 블룸버그달러스팟인덱스는 지난 2004년 집계 시작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전문가들은 터키의 비금융 기업 외화 부채가 2100억 달러(약 248조 원)에 이른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추가 금리인상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신흥국들도 환율 방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