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한국판 트럼프’로 인기몰이…국내도 해외 포퓰리즘 상륙

입력 2016-11-25 10:25 수정 2016-11-25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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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성남시장. 블룸버그
▲이재명 성남시장. 블룸버그

한국 전체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게이트로 혼란에 빠진 가운데 블룸버그통신이 이재명 성남시장을 주목했다.

블룸버그는 24일(현지시간) 보도에서 “그는 도널드 트럼프(차기 미국 대통령)를 존중하며 버니 샌더스(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와 비교되는 것을 즐긴다”고 묘사했다.

이재명 시장은 최근 1년간 한국의 차기 대통령을 묻는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 그는 한국 재벌을 해체하고 북한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을 주저하지 않으며 최순실 게이트에 박근혜 대통령을 감방에 보내고 싶어한다고 통신은 소개했다.

이재명 시장은 23일 성남시 사무실에서 블룸버그와 인터뷰했다. 그는 “미국이 트럼프를 뽑으면서 기득권층을 탄핵했다”며 “한국 대선도 이를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포퓰리스트들의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이재명 시장은 부패와 일자리 부족에 분노한 한국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일반 국민이 아시아 4위 경제대국인 한국의 경쟁력을 저하하는 정치권과 대기업의 결탁을 비판하는 가운데 서울에서는 1980년대 이후 가장 큰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소개했다.

지난주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시장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이재명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대선은 1년 남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하거나 탄핵되면 그 시기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

스티븐 워드 조선대 정치학 교수는 “이재명의 급속한 부상은 그의 지지자들이 청와대에서 벌어지는 일에 얼마나 넌더리가 났는지 시사하는 것”이라며 “유권자들의 기득권층에 대한 불만이 매우 높아 저항의 의미로 포퓰리스트에 투표할 수 있고 이재명이 바로 그 포퓰리스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이 시장이 트럼프와 달리 근로자계급 가정 출신에서 태어났으며 정치에 입문하기 전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다고 전했다. 트럼프와 이 시장이 소셜미디어로 비판에 대응하고 지지자와 소통하는 것은 공통점이라고 분석했다.

이 시장은 “소득 불평등의 확산이 나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며 “한국은 버니 샌더스 대신 힐러리 클린턴을 선택했던 미국 유권자의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을 예로 들면서 박정희 시대에 형성됐으며 민주주의 시대에도 살아남은 기득권층의 카르텔을 박살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재벌 주도의 경제를 심장이 너무 비대해 신체 다른 부위는 혈액 부족으로 죽는 사람에 비유하며 이것이 경기둔화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북한과 관련해 이 시장은 “대통령이 되면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을 꺼리지 않을 것”이라며 “고립된 북한과의 대화의 문을 여는 것에 트럼프와도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해 다른 국가에 팔아넘기는 것을 막으려면 결국 대화밖에 없으며 이는 미국에도 이익이 된다고 이 시장은 설명했다.

이 시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기득권층에 속한 ‘오만한’ 범죄자라고 불렀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 시장은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날 때 수갑을 채우고 감옥에 보내는 것을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모든 사람이 법 아래 평등하며 잘못된 행위에 대해 반드시 기소될 것이라는 점을 시각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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