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 2000P 시대를 다시 맞은 증시 활황을 배경으로 상장사들이 주주 및 일반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잇따라 유상증자에 나서고 있다.
투자심리 호전으로 주식시장을 통해 비교적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호기(好期)’가 마련되자 상장사들이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양상이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경남기업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이날 이사회에서 391억원(발행주식 144만주, 예비발행가 2만7200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다음달 1일 우리사주조합(20%)에 이어 21, 22일 주주 청약, 28, 29일 일반공모(주주 청약 실권주)를 거쳐 12월3일 자금조달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4일에는 동양기전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403억원(522만주, 7720원), 진흥기업이 일반공모 방식으로 306억원(1800만주, 1700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이달 들어 유상증자를 결의한 4개 상장사 중 한진중공업홀딩스(한진중공업 현물출자 일반공모)를 제외한 이들 3개사는 모두 제3자 배정이 아닌 순수하게 주주나 일반투자자들 만을 대상으로 자금조달에 나선 곳이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같은 기간 이 같은 유상증자(결의일 기준)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이달 2일 종합주가지수가 2014.09P로 지난 7월25일(2004.22P) 이후 다시 ‘2000P 시대’를 다시 열자 투자심리 호전을 배경으로 상장사들이 잇따라 주주와 일반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유상증자를 주관하는 증권사들까지 적극성을 보이면서 상장사들이 손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
경남기업의 경우 주관사인 대우증권과 메리츠증권과의 총액인수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총액인수란 증권사가 단순 중개업무만을 하는 ‘모집주선’과 달리 주주 또는 일반투자자 청약에서 발생한 최종 실권주를 전량 인수하는 것을 말한다.
발행사는 계획된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고, 증권사들은 단순 모집 주선에 비해 높은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 ‘윈-윈’ 전략이다.
경남기업은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뒤에 실권주가 발생하더라도 대표주관회사인 대우증권과 공동주관회사인 메리츠증권이 각각 75%, 25%씩을 전량 인수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실권주로 자금조달에 차질이 빚어질 염려가 전혀 없다.
한 증시전문가는 “증시 2000 시대를 다시 맞아 투자심리도 급속도로 호전되면서 상장사들이 본격적으로 주주와 일반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라며 “주식시장이 기업들의 자본조달 창구로서의 역할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