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미-중 무역전쟁 희생양되나…미국 신제품 출시 암초

입력 2016-11-28 08:44 수정 2016-11-28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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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미국 고가폰 시장 문 두드려…미국 이통사들, 낮은 인지도·보안에 화웨이 제품 꺼려

세계 3위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테크놀로지가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의 희생양이 될 조짐이다. 화웨이는 내년 1월 고급 스마트폰 ‘메이트9(Mate 9)’로 애플과 삼성전자가 양분하는 미국 고가폰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한다. 그러나 화웨이 제품에 대한 낮은 브랜드 인지도와 뿌리 깊은 보안 우려가 미국 진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 스마트폰 보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현지 이동통신업체들은 화웨이폰 도입을 꺼리고 있다고 한다. 미국 의회 보고서는 지난 2012년 통신망을 통해 중국 정부가 스파이 활동을 펼칠 수 있다며 자국 통신사들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화웨이는 이런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안보에 대한 우려는 통신장비는 물론 스마트폰 시장 진출에도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

또 화웨이는 미국 휴대폰 표준과 관련한 기술적 장벽에도 직면해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화웨이 매니저는 “아직 이 기술 장벽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방법을 찾지 못했다”며 “매우 도전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이달 유럽에서 메이트9를 699유로(약 87만 원)에 출시했다. 미국 출시일자는 내년 1월로 계획하고 있지만 정확한 날짜와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한 소식통은 “화웨이가 미국에서 이통사를 잡지 못하고 아마존닷컴 등 온라인 소매업체를 통해서만 메이트9를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샤오미와 오포, 비보 등 다른 중국 업체와 달리 글로벌시장 공략을 선언하며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남미 위주로 빠르게 성장했다. 이에 화웨이는 지난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9.4%로 삼성전자(22%)와 애플(13%)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미국시장에서는 저가폰만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존재감이 매우 미약하다. 지난 분기 미국시장에서 화웨이 점유율은 0.4%에 불과했다. 반면 애플은 39%로 미국 1위를 달리고 있고 삼성도 23%로 탄탄한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커널리스에 따르면 미국은 500달러 이상의 고가 스마트폰 부문에서 세계 최대 시장이다. 화웨이는 앞으로 5년 안에 삼성과 애플을 제치고 세계 1위 스마트폰 업체가 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는데 이를 달성하려면 미국을 절대 빠뜨릴 수 없다.

ZTE나 알카텔 브랜드를 보유한 TCL 등 다른 중국 업체들은 저가폰으로 미국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그러나 화웨이는 당분간 고전이 예상되더라도 마진이 좋은 고가폰 시장을 계속 노린다는 계획이다. 리처드 위 화웨이 컨슈머비즈니스그룹 대표는 이달 초 WSJ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미국시장에서 신뢰를 얻으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 대변인은 “미국시장은 화웨이에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는 인내심을 갖고 장기적인 관점으로 성공을 측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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