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계속 떨어지는데…산유국 감산 합의 ‘난망’

입력 2016-11-28 09:07 수정 2016-11-2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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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정기 총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OPEC이 감산에 합의해 현재 원유 공급 과잉 상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세계의 이목이 쏠린다. 그러나 감산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정례 회의를 목전에 두고 산유국들 간에 이견이 계속되고 있다고 2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OPEC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가 28일로 예정된 비OPEC 국가와 OPEC 간 회동에 불참을 통보한 일이 이번 갈등의 단초가 됐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칼리드 알 팔리 에너지 장관은 “OPEC 회원국이 감산 수준을 결정하지 않고 비OPEC 회원국과 회동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OPEC 내에서 감산과 관련한 컨센서스를 만드는 데 집중한다는 이유로 불참 의사를 나타냈다.

사우디가 불참을 선언하면서 정기 총회 전 조율을 위해 마련됐던 28일 회의는 아예 취소됐다. 감산 합의가 불발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25일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4% 떨어진 배럴당 46.0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낙폭은 지난 9월 23일 이후 가장 컸다.

앞서 OPEC 회원국들은 지난 9월 알제리에서 일일 원유 생산량을 기존 3320만 배럴에서 3250만∼3300만 배럴 수준으로 줄이기로 결정했다. 그럼에도 구체적인 감산 합의가 쉽지 않은 이유는 어떤 나라도 자신만 손해 보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에너지연구기관 에너지애스펙츠의 암리타 센 애널리스트는 “30일 회담에서 각 나라는 자신들의 이익이 지켜지는 방향을 염두에 둘 것”이라며 “아무도 시장 점유율을 잃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OPEC 산유국의 감산도 난제다. 사우디는 지난 9월에 합의한 감산안을 지지하고 있는데, 동시에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도 하루 50만~60만 배럴 수준의 감산에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OPEC의 14개 회원국뿐 아니라 러시아, 카자흐스탄, 브라질 등 비OPEC 산유국들이 어디까지 합의할지도 문제로 남아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들 나라의 사정도 녹록지는 않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 대비 0.8% 하락할 전망이다. 브라질은 지난해 3.8% 하락한 데 이어 올해 3.3%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 국영석유회사인 페트로브라스는 현재 1280억 달러의 부채를 안고 있다. 만약 감산이 확정되면 재정적인 타격은 더 커질 것이다.

OPEC은 러시아에 희망을 걸고 있다. WSJ에 따르면 OPEC 국가는 하루 100만 배럴 감산을 고려하고 있고, 러시아에는 하루 30만 배럴 감산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현재 소련이 붕괴한 이후 최대 수준으로 원유를 생산하고 있는데, OPEC이 감산에 나서면 생산 동결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러시아의 증권사 아톤의 알렉산더 코르닐로프 애널리스트는 “러시아는 이미 올해 심각한 재정난에 직면해있고, 내년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OPEC의 감산 합의를 따를지 주시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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