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티드카 시장 공략을 위해 삼성전자가 한 방의 ‘훅’을 날렸다면, 현대차는 차근차근한 ‘잽’으로 성장동력 확보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가 커넥티드카에 관심을 가진 건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의선 부회장 주도로 남양연구소에서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한 연구를 시작했고, 경기도 파주와 의왕에 빅데이터센터를 오픈했다. 6년간 ‘마이웨이’ 연구에 집중한 현대차는 올해 관련 팀을 신설하면서 본격적인 커넥티드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4월 IT개발팀을 차량지능화사업부로 확대 개편했고, 소프트웨어 개발과 운영을 담당하는 ‘데브옵스(DevOps)팀’도 신설했다. 6월에는 커넥티드카의 소프트웨어 운영체제(OS)를 개발하는 ‘인포테인먼트소프트웨어 개발팀’도 만들었다.
현대차는 자체 연구개발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 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상반기 미국 IT 솔루션업체 시스코와 손잡은 정 부회장은 이달 초 대만의 궈타이밍(郭台銘) 폭스콘 회장을 만나 IT 자동차 기술 공유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현대차가 집중하는 4가지 핵심 기술은 △자동차의 대용량·초고속 통신을 가능하게 해주는 ‘차량 네트워크’ △자동차가 생성하는 각종 데이터를 수집하고 연산 능력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디지털 환경에서 방대한 정보를 분석해 의미 있는 데이터로 활용하는 ‘빅데이터’ △통합적 보안시스템을 구축하는 ‘커넥티드카 보안’ 등이다.
이에 맞춰 현대차는 커넥티드카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 플랫폼 ‘ccOS(커넥티드카 운영시스템)’ 개발을 진행 중이며, 2020년에는 독자적인 커넥티드카 서비스 플랫폼이 탑재된 초연결 지능형 콘셉트의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 차량에는 운전자가 서비스센터 등의 방문 없이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할 수 있는 OTA(Over-The-Air)를 비롯해 다양한 커넥티드카 서비스가 적용된다.
현대차가 무엇보다 공을 들이는 부분은 커넥티드카 성패를 가를 정보 분석 및 활용 능력이다. 이달 초 중국에 해외 첫 빅데이터센터를 구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주요 지역에 빅데이터센터를 구축해 해외 현지의 차량 및 교통정보, 각종 소셜 데이터 등을 분석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커넥티드카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독자적인 차량용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힘쓰고 있다”며 “고품질의 다양한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개발해 선도적 입지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