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K스포츠, 커지는 의혹

입력 2016-11-29 09:16 수정 2016-11-29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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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과 K스포츠재단의 ‘리베이트 거래’ 의혹이 커지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스포츠재단은 올해 3월 31일, 8월 25일 두 차례에 걸쳐 은행을 통해 삼성생명의 ‘(무) NEW에이스저축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상품 모두 만기는 3년이다. 1회 보험료는 순서대로 1억6000만 원, 2억7778만 원을 냈으며, 총납입보험료는 각각 57억6000만 원, 100억 원으로 나타났다. 총재산 288억 원의 절반 이상을 저축보험에 쏟아부은 것이다.

이에 앞서 삼성그룹은 미르재단에 125억 원, K스포츠재단에 79억 원을 출연했고, 이 가운데 삼성생명은 미르재단에 25억 원, K스포츠단에 30억 원을 각각 기부했다. 쉽게 말해 삼성생명이 k스포츠에 55억원을 기부한 가운데 k스포츠는 157억원어치의 삼성생명 상품을 가입한 것이다.

대가성 거래, 소위 리베이트 거래, 법적 용어로 특별이익 제공 거래가 아니냐는 의혹은 삼성생명과 k스포츠가 기부 관계와 같은 이해관계가 있었다는 데 근거한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그룹의 기부 대가로 K스포츠가 삼성생명 상품에 가입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모든 거래가 의문투성이”라고 주장했다.

시장에서 의혹이 끊이지 않는 것은 또 K스포츠와 같은 재단법인이 보험사의 저축보험에 가입한 사례가 극히 드물다는 데서 출발한다.

재단법인은 외부로부터 출연 받은 기금을 바탕으로 특정한 목적 활동을 하는 조직이다. 수백억 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면 안전성이 높고, 즉시 인출이 가능한 은행 예금과 같은 금융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

더군다나 저축보험은 설계사 수수료 등 사업비를 떼고, 상대적으로 장기간 운용해야 한다. 짧게 운용했을 땐 중도해지수수료 등 수수료 폭탄을 맞을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장학금재단 같은 경우 자산운용 목적을 취할 수 있지만, 재단법인, 사단법인은 자금을 쓰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저축보험에 가입한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K스포츠가 은행을 통해 거액의 자금을 삼성생명에 맡긴 것도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이 150억 원이 넘는 자금을 유치하면서 당행에도 비슷한 금리 상품이 많은데, 굳이 삼성생명의 보험상품을 판매할 유인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생명이 K스포츠재단을 위해 기존에 취급하고 있던 상품명만 그대로 쓰고, 세부 계약내용은 새롭게 구성한 ‘목적성 보험’을 만들어 제공했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겉으로는 K스포츠가 은행을 통해 삼성생명 상품을 산 것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두 회사가 직거래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은행이 두 회사의 중간 매개체로서 일종의 거래 세탁에 이용된 것 같다"고 추정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생명 관계자는 “K스포츠재단의 수익자는 재단으로 돼 있기 때문에 보험 상품 가입에서 문제가 될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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