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동안 산업용 화약 가격을 담합한 사실이 적발돼 600억 원대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한화와 고려노벨화학 전·현직 임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검사 이준식)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한화 화약부문 대표를 맡았던 심경섭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대표, 최양수 한화 화약부문 대표, 최경훈 고려노벨화학 대표 등 3명과 두 법인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화약회사 임원이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사업허가가 취소될 수 있다.
검찰에 따르면 한화와 고려노벨화학은 1999년 3월부터 2012년 까지 13년간 3차례에 걸쳐 담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내 산업용 화학 공급 시장을 100% 독점하고 있는 두 업체는 공장도 가격을 10%, 19%, 9%씩 차례로 인상하고 시장 점유율을 7:3으로 분배했다.
두 업체는 새로운 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하는 데에도 공동 대응했다. 2002년 시장에 진출한 세홍화약의 경우 두 업체의 가격 덤핑 공세 등에 버티지 못하고 시장에서 퇴출됐다. 이같은 사실을 적발한 공정위는 지난해 1월 한화에 516억 9000만 원, 고려노벨화학에 126억 9000만 원 등 총 643억80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두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 관계자는 "산업용 화약이 터널과 도로 공사 등 대형 사회기반시설 건설현장에서 사용되는 필수자재임을 고려하면 불법성이 가볍지 않은데도 '법인이 벌금만 내면 그만'이라는 그릇된 인식이 업계에 만연해 개인 처벌을 강화해 경종을 울릴 필요성이 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