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으로 침울한 멕시코…IPO 시장도 얼어붙는다

입력 2016-11-2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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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反) 멕시코 정책을 내세웠던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멕시코 기업공개(IPO) 시장도 얼어붙고 있다.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뒤 혼란에 빠진 멕시코에서 기업들의 IPO 연기가 잇따르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소매 업체 그루포 액소와 부동산자산신탁회사(REIT) 피브라 리조트가 대표적이다.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그루포 액소와 피브라 리조트는 몇 주 전까지만해도 IPO를 위해 준비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으로 내년 멕시코 시장 상황을 예상하기 어려워지면서 상장을 미뤘다. 두 회사 모두 지난 8월 IPO를 발표했다. 그루포 액소는 구체적인 IPO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멕시코의 호텔 5곳을 가진 피브라 리조트도 IPO의 구체적인 내용은 발표하지 않은 상태였다.

세계 최대 테킬라 제조업체인 호세 쿠엘보도 상장을 연기했다. 호세 쿠엘보는 전 세계 테킬라의 4분의 1 가량을 생산하는 250년 전통의 테킬라 제조업체다. 지난 9월 호세 쿠엘보는 멕시코 증권거래소에 상장을 신청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IPO를 계기로 슬럼프에 빠진 사업을 일으키고 조달한 자금을 향후 기업 인수·합병(M&A) 등에도 활용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트럼프 당선 뒤 시장의 반응이 좋지 않자 일정을 미뤘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에 멕시코 이민자를 막기 위해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재협상하겠다는 등 멕시코에 적대적인 주장을 펼쳤다. 지난 20일에는 트럼프 대통령 정권인수위원회가 취임 직후 NAFTA의 대폭 개정을 원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이 NAFTA를 탈퇴하면 최대 피해국은 멕시코가 된다. 멕시코는 자국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제조업체들의 생산공장을 유치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기지 역할을 했다. 따라서 NAFTA가 무효가 되면 일자리 창출 등 경제 효과를 봐왔던 게 물거품이 되는 셈이다. 이 같은 위기감이 멕시코 시장 전반에 퍼진 상황이다.

대부분의 멕시코인이 트럼프의 당선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멕코 신문 엘 우니베르살은 연론조사기관인 부엔디아 & 라레도에 의뢰해 최근 시행한 조사 결과 국민의 74%가 트럼프 당선을 부정적으로 보고, 오직 5% 만이 긍정적이라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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