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니]100년 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오는 용산공원 “서울에 이런 곳이…”

입력 2016-11-29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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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건물 없이 한국판 센트롤 파크로…‘부처 나눠먹기’ 시설 전면 백지화

▲용산 미군기지 부근에 있는 40층 건물 옥상에서 내려다본 미군기지와 국립중앙박물관. 미군기지가 이전하면 여의도 면적과 비슷한 243만㎡가 용산공원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용산 미군기지 부근에 있는 40층 건물 옥상에서 내려다본 미군기지와 국립중앙박물관. 미군기지가 이전하면 여의도 면적과 비슷한 243만㎡가 용산공원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서울 중심에 저런 규모의 공원이 들어선다면, 미국 센트럴파크 못지않겠군요.”

25일 국토교통부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한 ‘용산공원 추진상황 설명회’ 이후 인근 40층짜리 ‘P’고급주상복합 건물 옥상에서 내려다본 용산 미군기지는 장엄하다는 표현이 어울렸다. 건물 옥상에 난간이 없는 데다 유독 바람이 심하게 불어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서울에 이런 공간이 있다니…”라는 감탄사가 절로 터져나왔다. 공원으로 탈바꿈한다면 센트럴파크를 뛰어넘는 세계적 공원이 될 것이라고 모두 입을 모았다.

용산공원 면적은 243만㎡로 여의도 면적과 비슷하다. 이 거대한 지역이 1920년대에는 일본인 동네로 성장하면서 상업용지로 이용됐다.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공설시장이 여전히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역사적 가치도 남다르다. 국립중앙박물관 역시 해방 이후 미군이 점유하면서 미8군 골프장으로 사용됐던 곳이다. 이후 용산가족공원으로 일부 지역이 반환되면서 국립박물관이 세워졌다.

100여 년간 일제와 미군에 점령당했던 용산이 드디어 한민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되면서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용산 미군기지가 내년부터 이전을 시작하면서 정부는 용산공원이라는 이름으로 한국판 센트럴파크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단계별 공원 조성과 부처별 주관으로 박물관과 문화시설 8개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안은 ‘부처 나눠 먹기’라는 비판을 받으며 전면 백지화됐다. 부지 위에 건물도 신축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국토부는 목표시한에 구애받지 않고 용산공원을 미국의 센트럴파크와 같은 세계적 명소로 탈바꿈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당초 ‘용산공원 종합기본계획’에서 정부는 2027년까지 공원 조성을 완료하겠다는 일정을 밝혔지만, 사회적 총의와 주변 여건의 변화에 따라 최대한 유연하게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용산 지역이 역사적 의미가 깊은 만큼 설계에도 이 부분을 반영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승효상 이로재건축사사무소 대표는 “부지 내 존재하는 1200여 동의 건축물 중 보존이 필요한 건축물은 80여 동에 이른다”며 “용산 미군기지 내 건물들은 조선시대 건물과 일제강점기 건물, 미군정 시대 시설 등 각기 다른 3개의 세대성을 갖고 있어 외관들을 통해 역사성을 표현하고 건물 콘텐츠는 향후 더 연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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