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H증권, 고객자금 횡령 사고 발생…금감원 점검 실시

입력 2016-11-30 18:33 수정 2016-11-30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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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합병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H증권에서 고객 자금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금융감독원은 사태 파악을 위해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H증권은 지방 A지점에서 발생한 고객 자금 횡령 사고와 관련해 자체 감사를 진행 중이다. 횡령 규모는 최소 수 십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 소재 A지점에 근무중인 B차장은 자신의 고객들을 대상으로 H증권 계좌가 아닌 고객 은행 계좌에 있는 자금을 연 평균 5% 이상의 고금리를 제시해 트레이딩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상 불법 사금융에 해당하는 행위다. 그러나 고객 자금의 손실이 커지자 B차장은 이를 막지 못하고, 결국 고객이 관할 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이번 사건이 수면위로 드러났다. B차장은 현재 경찰에 자수를 한 상태며 수사가 진행중이다.

이에 전일 금감원은 H증권의 고객 자금 횡령사고 실태 파악을 위해 현장 점검에 나섰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 28일과 29일 양 일간 여의도 H증권 본사에 현장 조사를 나간 것이 맞다"며 "회사가 자체 감사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제대로 된 사태 수습이 이뤄지고 있는 지 확인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건에 대해 지점 직원이 개인 계좌로 돈을 받은 개별 비위 행위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대형 증권사들에서 최근 비슷한 사건이 잇따르면서 회사 측의 리스크 관리 책임에 대한 비난 여론도 확산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 지시에 따라 증권사들이 홈페이지 첫 화면에 ‘직원 개인 계좌로 입금 금지’를 안내하고 있지만 일반 투자자들은 전문가의 감언이설에 쉽게 넘어가기 마련”이라며 “신뢰를 먹고 사는 증권사들은 내부 감시에 더 철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증권도 통합을 앞두고 벌어진 악재에 당혹스런 표정이다. 그동안 H증권은 민원 발생 평가 등에서 우수한 등급을 받았으며, 평소 소비자 보호에도 최선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내부시스템 강화, 임직원 교육 등으로 유사 사태가 발생치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H증권 관계자는 "이번 건 관련해서 사측에서 감사를 진행한 것이 맞다"며 "은행과 연계 된 거래이기 때문에 현재 피해자에 대한 책임 소재 불명확 하지만, 정확한 사건 경위와 피해 규모는 조사가 마무리 되어야 알 수 있다. 당사 귀책 사유가 있다면 고객 피해가 있다면 회사 차원에서 최선의 노력 다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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