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8년 만에 첫 감산 합의… 유가급등에 정유ㆍ화학업계 ‘긴장’

입력 2016-12-01 10:51 수정 2016-12-0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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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으로 실적 개선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정제마진 낮아질 수도

▲울산CLX No.3 정유공장 전경.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울산CLX No.3 정유공장 전경.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이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8년 만에 감산에 합의함에 따라, 국내 정유ㆍ화학업계는 국제유가 상승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OPEC은 11월 30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9시간의 회의 끝에 하루 석유 최대 생산량을 3250만 배럴로 기존 대비 120만 배럴(3.27%) 낮추기로 합의했다.

OPEC 회원국들은 2008년 이후 8년 만에 감산 합의에 성공했다. 이번 합의로 이날 영국 런던 국제상품거래소(ICE) 선물시장에서 브렌트유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8% 넘게 급등하며 배럴당 50달러를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배럴당 원유가격이 낮게는 55달러, 높게는 7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정유·화학업계는 OPEC 회원국이 산유량 감산에 합의한 것에 대해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다만,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불확실성이 크다는 이유로 경계하고 있는 입장이다.

단기적으로 보면 유가 상승은 정유ㆍ화학 업체들에 플러스 요인이다. 재고평가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고평가이익이란 미리 사놓은 원유 가격이 구매 당시보다 오르면서 재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정유4사는 역대 최대 실적인 영업이익 6조8135억 원(2011년)을 넘어서는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정유 4사의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5조6862억 원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유가 불안정과 정제마진 하락이 예상된다.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 셰일유 생산량이 늘어 오히려 유가가 하락하는 불안정한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또 정유사의 실적에 또 다른 영향을 미치는 정제마진은 더 떨어질 수 있다. 정제마진이란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와 유통 가격 등을 뺀 이익으로 정유사의 대표적인 수익 지표다.

한 업체 관계자는 “정유ㆍ석유화학은 산유국에서 원유를 수입해 정제한 뒤 제품을 내다 파는 구조상 유가의 상승보다도 안정이 선호된다”며 “유가 상승이 선순환 구조로 돌아서려면 경기 회복으로 수요가 늘어나는 양상을 보여야 하는데, OPEC 감산 합의처럼 수요와 관계없이 공급 축소에 의해 원유 가격이 오르는 경우 석유 제품 수요가 그만큼 증가한다는 보장이 없어서 높은 정제마진을 유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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