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일 오후 대형 화재로 큰 피해를 입은 대구 서문시장 현장을 방문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박 대통령이 외부 일정을 소화한 것은 지난 10월27일 제4회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이후 35일 만이다.
서문시장은 지난달 30일 오전 2시 점포 800여 곳이 잿더미로 변하는 큰불이 발생해 이틀째 진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 게이트’로 여론이 악화된 점을 의식한 듯 기자단과 동행하지 않고 수행 인원을 최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1시 30분쯤 시장을 찾은 박 대통령은 15분가량 조용히 현장 상황을 둘러본 후 피해 현황을 둘러보고 상인들을 위로했다.
국회에 자신의 ‘퇴진 로드맵’ 맡기고 사실상 칩거에 들어간 박 대통령이 이날 서문시장을 전격 방문하기로한 것은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 큰 재난이 발생한 것을 간과할 수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서문시장은 2012년 대선 직전과 지난해 9월 대구 방문 일정 때 각각 방문하는 등 정치적 고비가 닥칠 때마다 지역 민심을 둘러보던 영남권 ‘정치 1번지’로 박 대통령과도 인연이 깊은 곳이다. 이번 방문이 대구ㆍ경북(TK)을 중심으로 지지세력 결집을 위한 정치행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이에 대해 청와대는 “순수한 개인 차원의 방문”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