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소프트 브렉시트’ 택하나…“탈퇴 후에도 EU 단일 시장 접근 가능”

입력 2016-12-02 09:18 수정 2016-12-02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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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에도 EU 단일시장 접근권을 유지하기 위해 EU 예산 지원을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U와의 완전한 단절을 뜻하는 이른바 ‘하드 브렉시트’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누그러지게 됐다.

데이비드 데이비스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은 1일(현지시간) 의회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유럽시장으로 향하는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최선의 형태로 확보하는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EU 예산에 일정 부분 기여해야 한다면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부 장관도 이날 기자들에게 EU 예산 지원을 유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브렉시트 협상을 총괄하는 데이비스 장관이 EU 시장 접근권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영국 내각 인사들은 EU 단일 시장 접근권에 대한 언급을 꺼려왔다. EU 시장 접근권 유지 여부가 브렉시트의 핵심인 노동력의 자유로운 유입 차단 여부와 직결되기 때문. 일부 인사들은 하드 브렉시트를 주장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사기도 했다.

이에 대해 FT는 영국 정부가 사실상 EU에 참여하지 않고 EU에 분담금을 내며 EU 시장 접근권을 가진 노르웨이 스위스와 비슷한 노선을 취하겠다는 전략을 밝힌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르웨이의 경우 EU 회원국은 아니지만 유럽경제공동체(EEA) 협약을 맺고 EU 회원국에 준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 EU 회원국과 마찬가지로 EU 역내 시장에 대한 무관세 혜택을 받는 대신 EU 법을 준수하고 EU 예산에 분담금을 내고 있다. 스위스는 EU와 EEA 모두 참여하지 않고 있지만, EU와 체결한 여러 양자협정을 통해 EU 시장에 대한 접근권을 갖고 있다. 스위스 역시 노르웨이보다는 적지만 EU 분담금을 내고 있다. 현재 영국은 EU 예산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 중 하나다. 매년 분담금으로 80억 파운드를 지출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과 도날드 투스크 EU 상임의장 등 유럽 지도부는 자유 이동을 수용하지 않고서는 EU 시장 접근권도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영국이 브렉시트 이후에도 EU 단일시장 접근을 유지할 것이란 기대감에 외환시장에서 파운드화가 강세를 보였다. 이날 특히 파운드·달러 환율은 한때 1.58% 오른 1.2696달러를 기록, 2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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