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명운을 결정지을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에서의 투표가 4일(현지시간) 시작됐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상원 권한을 축소하고 정치 안정을 도모하는 개헌안이 국민투표에 올랐다. 마테오 렌치 총리는 오전에 한 표를 행사했다. 그는 개헌안이 부결되면 사임할 의향을 나타냈기 때문에 이 번 국민투표는 사실상 정권에 대한 신임 투표 성격도 띠고 있다.
이탈리아 국민투표는 이날 오후 11시(한국시간으로 5일 오전 7시)까지 이뤄지며 종료 직후부터 개표 작업을 시작해 이르면 5일 새벽(한국시간 5일 오전) 결과가 판명난다. 이탈리아 미디어들은 투표가 끝나는대로 출구조사 결과를 공표할 예정이다.
한편 오스트리아에서는 대통령선거 결선 투표가 시작됐다. 지난 5월 대선에서는 좌파 성향 무소속의 알렉산더 반 데르 벨렌이 근소한 차이로 극우인 자유당의 노르베르트 호퍼에게 승리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가 개표 절차가 법을 제대로 따르지 않았다고 판결해 다시 이날 대선을 치르게 됐다. 투표는 오후 5시(한국시간 5일 오전 1시)까지다.
이탈리아에서 개헌안이 부결되면 렌치 총리의 사임으로 당초 2018년 치를 예정이었던 총선이 앞당겨지게 된다. 이탈리아 은행은 거액의 부실 채권을 안고 있는 가운데 렌치 정권이 경영 건전화를 주도하고 있다. 정국이 불확실해지면 이들 은행이 정부 지원을 제대로 못받아 연쇄 파산할 수 있다.
오스트리아에서 극우인 호퍼 후보가 당선되면 다른 나라에서도 포퓰리스트 정당이 더욱 힘을 받을 수 있다. 내년 프랑스 대선과 독일 총선 등 유럽은 중요한 정치 일정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