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1월 3일 발표한 부동산 대책으로 한 달 만에 분양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주말마다 수만여 명이 몰리던 견본주택 방문객이 급감하고, 청약 경쟁률도 뚝 떨어졌다. 이 와중에도 신규 공급이 막히다시피 한 강남권 일부 재건축 단지는 여전히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2일 문을 연 서울 서초구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 견본주택에는 주말을 포함한 3일간 방문객이 7000명에 그쳤다. 11ㆍ3 대책 이전인 지난 9월 분양한 잠원동 신반포5차 재건축 ‘아크로 리버뷰’에 1만 명, 이어 10월 선보인 반포동 삼호가든4차 재건축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에 3만여 명의 인파가 몰린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하지만 강남권의 프리미엄이 있는 일부 단지의 인기는 여전하다. 지난달 25일 분양에 나선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가 1순위 청약에서 경쟁률이 평균 34대 1에 달했다. 서울 송파구 풍납우성아파트를 재건축한 이 단지는 전체 71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2449건의 청약이 접수됐다. 주택형별로는 전용 75㎡A형이 8가구 모집에 645건이 몰리며 81대 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11ㆍ3대책 이후 처음 실시된 분양시장에서 서울 아파트 상당수가 저조한 성적표를 받은 것과 비교하면 선방한 실적이다.
다만 신규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수요자들이 몰리는 것과 반대로 기존 주택 거래시장은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는 한 달 만에 2억 원이 넘게 가격이 하락했다. 10월 15억 원대에 거래된 전용면적 76㎡ 아파트는 지난달 13억 원대에 매매됐다. 거래 역시 지난 11월 한 달간 단 2건에 그쳤다. 서울 강남4구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하락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가 역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시장전문가들은 내년 초 시장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박사 공인중개사는 “잠실주공 5단지의 경우 50층 주상복합건물로 재건축하는 내용의 계획안에 대한 도시계획심의위원회 인가가 내년 1월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인가가 난다면 시장이 다시 살아날 수 있는 반전의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