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조 청문회’ 하루 앞둔 총수들… 자리 배치 눈치싸움에 구급차도 대기

입력 2016-12-05 10:58 수정 2016-12-05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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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사태’ 국정조사를 하루 앞두고 각 그룹들의 홍보 및 대관 담당자들이 피말리는 한 주를 보내고 있다. 이들은 총수가 들어설 국회 본관을 미리 찾아 이동 경로와 취재진의 예상 위치까지 꼼꼼히 확인하는 것은 물론, 화장실 위치까지 점검했다.

그룹 내부에서는 더 바쁜 시간이 이어졌다. 예상 질문지를 만들어 ‘모의 청문회’를 진행한 것은 물론이다. 주요 쟁점 사안에 대해서는 날짜와 상황까지 정리해 총수들이 암기하고, 의원당 7분이라는 규정에 맞춰 목소리 톤과 말의 빠르기까지 점검하는 예행 연습을 수차례 반복했다. 특히 일부 그룹의 경우 ‘망신주기’ 질문에 대비해 버스나 지하철 요금까지 외우고, 개인적인 질문은 짧게 답하라고 주지시켰다는 후문이다.

6일 사상 처음으로 재벌 총수 9명이 국회에 불려 나가 최순실 사태와 관련된 각종 의혹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다. 각 그룹들은 곤혹스러운 질문을 받는 총수들의 모습이 전국에 생중계되며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는 만큼, 이에 대한 준비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국회 증언대에 서는 재벌총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8),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78), 최태원 SK그룹 회장(56), 구본무 LG그룹 회장(71),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6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1)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67), 손경식 CJ그룹 회장(77) 등 8명이며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허창수 GS그룹 회장(68)도 출석한다.

이들 모두 미르ㆍK스포츠재단 기금 출연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한 총수들이다. 야당을 중심으로 한 특위위원들은 기업들이 재단에 내놓은 자금이 순수한 기부인지 대가를 주고받은 뇌물인지의 성격을 놓고 날선 질문을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국민연금을 동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집중포화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참여한 국민연금 전ㆍ현직 관계자들이 국조 증인으로 나온다. 삼성그룹은 미래전략실을 중심으로 국조특위에서 나올 수 있는 질문들을 전방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전 국민이 생방송으로 지켜보는 청문회에 처음으로 나서는 만큼 각종 돌발변수에 대한 시나리오는 물론 예행연습까지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차은택의 광고회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최순실 딸 정유라 친구 아버지 회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현대자동차 그룹은 의혹에 대한 날선 질문보다, 역대 청문회 증인 중 기업 총수로는 최고령인 정몽구 회장의 건강 상태에 따른 리스크를 염려하는 모습이다. 이날 청문회는 9명의 총수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12시간 이상의 긴 일정이 예상되고 있다. 끝나는 시간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자정을 넘겨 진행될 수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청문회가 열리는 국회 주변에 전문의료진과 구급차를 대기시킬 계획이다. 여의도 인근 병원과 비상연락 체계도 갖췄다. 또한 CJ그룹 역시 손경식 회장이 올해 폐암수술을 받은 만큼, 건강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전을 위한 각 그룹 간 눈치싸움도 치열하다. 특히 자리 배치는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다. 가능하면 가장자리에 앉아야 방송 카메라의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각 그룹들은 자리 배치를 놓고 국회 행정실과 긴밀한 조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국내 내로라하는 기업 총수들이 장시간 청문회에 서는 만큼, 기업 입장에선 자리 배치, 질문 순서 등을 포함해 오너 의전 문제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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