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표가 줄줄이 하락하는 가운데 금융업종이 나홀로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산업체와 가계가 빚질수록 더 큰 이자 수익을 거두는 덕분이다.
5일 정부 및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4% 감소했다. 9월 0.8% 감소에 이은 2개월 연속 마이너스 추세다.
전산업생산은 올해 들어 상반기까지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반복하다가 7~8월 보합세를 보인 이후 감소세로 전환했다. 자동차업계 파업과 갤럭시노트7 단종, 조선·해운 구조조정과 철도파업 장기화 등이 영향을 끼쳤다.
10월 금융 및 보험업의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1.2% 감소했다. 하지만 이는 최근 계속된 성장세로 인한 기저효과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2014년 말부터 금융 및 보험업은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없는 증가세를 지속해 왔다. 2014년 11월 9.9%, 12월 8.8% 증가에 이어 지난해 월평균 9%대 고성장을 유지했다. 10%가 넘은 달도 4번이다.
이에 2010년을 기준(100)으로 한 생산지수는 지난해 1월 121.6에서 12월 130.1로 올라섰다. 올해 7월에는 137.7까지 나타냈다.
이 같은 오름세는 전월과 비교한 계절조정지수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14년 말과 지난해 초 120대 초반에서 꾸준히 올라, 올해 들어서는 130대 중반대로 상승했다. 통계청은 최근 가계대출이 급속도로 늘면서 금융업계 이자수익이 늘어난 것을 주된 원인으로 분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695조7000억 원으로 전달보다 7조5000억 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 증가했다. 2010∼2014년 10월 평균 3조9000억 원의 2배에 이르는 규모다.
3분기 전체 저축은행 대출은 41조1959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5조6121억 원(15.77%) 늘었다. 이 중 가계대출은 25.55% 늘어, 증가율이 기업대출(9.84%)의 2.5배에 달했다.
3분기 가계신용 잔액은 1295조8000억 원으로 한은이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업계는 10월 은행 가계대출 잔액만 7조5000억 원 늘어, 현재 가계신용 잔액이 1300조 원을 훨씬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