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상금과 대회수는 여자보다 적었어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와 선수들은 합심해 올 시즌 신바람나는 경기장을 만들었다. 특히 선수들은 갤러리들과 경기중에 사진도 함께 찍으며 즐거움을 선사했고, 협회는 각종 이벤트를 만들어 침체된 남자골프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한해였다. (편집자주)
남다른 투지와 노력으로 올 시즌 생애 첫 승을 거둔 선수들이 있다.
먼저 이상엽(22)이다. 그는 KPGA 코리안투어 유일의 매치플레이 경기인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 대역전극으로 생애 첫 승을 신고했다.
이상엽은 황인춘(42·휴셈)과 맞붙은 결승전에서 5개 홀을 남겨둔 상황까지 4홀 차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14번홀(파4)부터 마지막 18번홀(파4)까지 5개 홀에서 연속 승리를 가져오며 경기를 뒤집어 새로운 ‘매치킹’ 에 올랐다.
우승 직후 캐디로 호흡을 맞춘 아버지와 부둥켜 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려 많은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제59회 KPGA 선수권대회 with A-ONE CC에서는 김준성(25)이 대역전극을 펼치며 프로 데뷔 첫 승을 달성했다.
단독 선두 박준섭(24·JDX멀티스포츠)에 4타 뒤진 채 최종라운드를 맞이한 김준성은 6개 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는 등 신들린 퍼트 감각을 뽐내며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캐디에게 줄 돈이 없어 투어 생활 자체를 고민하던 그에게 생애 첫 승은 골프 선수로서 꿈을 계속 품게 했다.
올해 신설 대회인 2016 DGB금융그룹 대구경북오픈에서는 윤정호(25·파인테크닉스)가 절정의 경기력을 과시하며 초대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군복무를 마치고 올 시즌 투어에 복귀한 윤정호는 군 입대 전 70kg 나가던 체중을 15kg 가량 늘려 85kg을 만들었다. 군 복무 기간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에 전념하며 이룬 결과다.
대회 기간 동안 1만 2000여 명의 갤러리가 운집해 선수들의 샷 하나하나에 환호했고 때론 함께 안타까워하며 진정한 지역 축제로 거듭났다.
윤정호는 KLPGA 통산 3승의 윤슬아(30)와 남매 지간으로 국내 프로 골프 사상 최초의 남매 챔피언으로 기록됐다.
이경훈(25·CJ대한통운)은 코오롱 제59회 한국오픈에서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대회 첫 날부터 최종라운드까지 단 한번도 선두를 놓치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었다. 올 시즌 KPGA 코리안투어의 유일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기도 하다.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웹닷컴투어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그는 ‘내셔널 타이틀’ 2연패로 다시 한 번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또한 이경훈은 2016년 KPGA 코리안투어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유일한 선수가 됐다.
이 대회 2연패는 2008년 코오롱 하나은행 제51회 한국오픈과 2009년 코오롱 하나은행 제52회 한국오픈을 잇달아 제패한 배상문(30) 이후 7년 만이다.
이경훈은 지난해 한국오픈 1라운드에서 4라운드(68-69-68-66)에 이어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 4라운드(65-67-68-68)까지 총 8라운드에 걸쳐 모두 60타대 스코어를 작성하기도 했다.
올 시즌 KPGA 코리안투어와 아시안투어의 공동주관으로 진행된 제32회 신한동해오픈에서는 가간짓 뷸라(28·인도)가 우승을 차지하며 향후 5년간 KPGA 코리안투어 카드를 획득했다.
KPGA 코리안투어에서 해외 선수 우승자가 탄생한 것은 2014년 ‘야마하 한국경제 제57회 KPGA 선수권대회’ 우승자 매슈 그리핀(33·호주) 이후 2년 만이다.
또한 가간짓 뷸라는 역대 신한동해오픈에서 8번째 해외 선수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으며 2011년 제27회 신한동해오픈 챔피언 폴 케이시(39·잉글랜드) 이후 5년 만에 신한동해오픈에서 외국 선수로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올 시즌 최종전으로 진행된 2016 카이도코리아 투어챔피언십에서 이형준(24·DX멀티스포츠)이 KPGA 코리안투어 72홀 역대 최저타수와 최다언더파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형준은 대회 기간 동안 이글 3개와 버디 24개,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최종합계 26언더파 262타를 적어냈다.
기존 72홀 최저타수는 2009년 삼성베네스트오픈(파71)에서 이승호(30)가 기록한 263타(21언더파), 최다언더파는 지난해 장동규(28)가 제58회 KPGA 선수권대회에서 달성한 24언더파(264타) 였다.
2014년 11월 헤럴드 KYJ 투어챔피언십, 2015년 10월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 우승했던 이형준은 올 시즌 11월 2016 카이도코리아 투어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려 개인 통산 3승을 모두 가을에 수확해 ‘가을 사나이’ 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다. 사진제공=KPG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