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서 활발한 거래를 보인 잠실 트리지움, 주공5단지, 엘스, 리센츠, 레이크팰리스 등은 11·3 대책 이후 거래가 실종됐다. 트리지움의 매매는 계약일 기준 △7월 14건 △8월 17건 △9월 24건 △10월 25건 거래됐지만, 지난달엔 단 한 건도 거래되지 않았다. 대책 발표 이후 잠실 전체에서 거래된 아파트는 이날 기준 3건에 불과하다. 강남구 개포동의 주공1단지도 거래가 종적을 감추긴 마찬가지다.
가격도 후퇴했다. 12억 원대에 거래되던 잠실 리센츠 84㎡는 대책 이후 적게는 1억 원, 많게는 2억 원 넘게 빠졌다. 인근에 위치한 잠실주공5단지도 상황은 비슷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년 가까이 상승하거나 제자리를 지켰던 서울 아파트 값은 지난주 재건축 아파트가 가격 하락을 주도하면서 100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정부의 ‘11·3 주택시장 안정 관리방안’에 매수심리가 완전히 얼어붙어서다.
주택시장이 이처럼 급격히 가라앉자 업계에서는 연착륙시키지 못한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을 실패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현 정부는 완화정책을 ‘너무 쏟아낸다’ 싶을 정도로 한꺼번에 풀어 시장 과열을 부추겼다가 갑작스레 잔금대출까지 통제하는 것을 보면 규제속도를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지난 2년간 보인 분양시장의 지나친 청약경쟁률과 집값 상승을 감안하면 실수요자 위주의 시장 재편 카드가 필요하다는 데에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혼란스러운 정국에 미국의 금리 인상 압박 등 부정적 요인이 산적한 데다, 당장 이달 9일부터 부동산 시장에 총체적상환능력평가(DSR) 시스템이 적용되고 내년부터 잔금대출에 대해서도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도입하기로 하는 등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으로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악재가 줄줄이 이어지는 상황에 대출규제까지 강화하면서 시장이 탈출구를 찾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실장은 “주택시장이 잇따른 악재로 불확실성이 예견됐던 만큼 정부가 시장에 자율적으로 맡겼어도 과열이 진정될 가능성이 충분했을 것”이라며 “과하게 풀어낸 정책을 다시 묶을 필요성은 있지만, 완급조절에는 실패한 면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