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총수 청문회] ‘이재용 청문회’ 된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

입력 2016-12-06 13:22 수정 2016-12-0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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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재벌 총수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열린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위 1차 청문회에서 특위 위원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집중 타깃으로 삼았다.

이날 청문회에는 이 부회장 외에도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모두 9명의 총수가 나와 있었지만 80% 이상의 질문이 이 부회장에게 쏟아졌다.

이들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국민연금을 상대로 로비를 했는지,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존재를 언제부터 알았는지, 최 씨의 딸 정유라 씨의 승마 활동 지원 결정에 관여했는지 등을 캐물었다.

이재용 부회장이 박근혜 대통령과의 독대 당시 재단 기금 지원에 대한 압박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추궁이 이어졌다. 특히 일부 의원들은 이번 사건과 큰 연관이 없는 과거 백혈병 사망사고 등도 언급하는 등 흡사 이재용 부회장 청문회가 된 듯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박 대통령으로부터 문화융성과 체육 육성을 위해 자금 요청을 받았냐는 이만희 새누리당 의원을 질문에 이 부회장은 “문화 융성, 스포츠 발전을 위해 기업들도 열심히 지원해 주는 것이 경제 발전이나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좋은 일이라고 지원을 아낌 없이 해 달라는 말씀이 있었다”고 답변했다.

대가성 여부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그는 “저희한테 문화, 스포츠를 포함해서 사회 각 분야에서 많은 지원 요청이 있다”며 “하지만 단 한 번도 무엇을 바란다든지, 반대 급부를 요구하면서 출연했다든지 지원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최순실을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존재를 알게 된 것도 오래 되지 않고, 언제 알았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국민연금과 관련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질문에는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논의가 있을 때 국민연금 측에서 보자고 요청이 와서 실무진을 몇 명 봤다”고 답했다.

이어 “(만났을 당시) 합병 비율 얘기가 나왔지만 여러 안건 중 하나고, 제게는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미래 산업과 주주 친화 정책등에 어떻게 할 건지를 물어봤다”며 “제가 얘기를 듣기로는 합병 비율이라는 게 임의로 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정해져 있는 것이라고 얘기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또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승계작업과 관련된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이 부회장은 “합병은 승계와는 관련이 없다”면서 “개인적으로 잘하라고 채찍질하면 받겠다”고 말했다.

이어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삼성이 전경련 해체에 앞장서겠느냐. 앞으로 전경련 기부금 내지 않겠다고 선언하라”고 압박하자, 이 부회장은 “그러겠다”고 답했다. 이 부회장은 앞서 “전경련 자체에 대해서는 뭐라 말씀드릴 자격이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전경련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질문이 본인에게 집중되자 바짝 긴장한 표정으로 답변에 나섰다. 까다로운 질문에 대해서는 입술을 굳게 다물거나 찡그리는 등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잇따라 쏟아지는 질문에 “한국 기업으로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고 고용 창출도 더 하고 더 열심히 했어야 하는데 여러 가지 불미스런 일로 국민 여러분께 많은 우려와 심려를 끼쳐 드린 것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는 절대 이런 불미스런 일에 다시 연루되지 않도록 철저히 하겠다”고 거듭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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