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캠페인 기간에 도널드 트럼프를 비판했던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공교롭게도 트럼프 당선의 최대 수혜자가 됐다.
5일(현지시간) 바클레이스에 따르면 버핏이 이끄는 투자·보험사 버크셔는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이 주장하는 감세가 실시될 경우 회사 순자산이 최고 290억 달러(약 34조 원) 증가할 것이라는 추산을 내놨다. 젤 겔브 바클레이스 애널리스트는 이날 투자자를 위한 보고서에서 “버크셔의 주식은 대체로 주가순자산비율(PBR : 주가와 1주당 순자산을 비교해 나타낸 비율)로 평가되기 때문에 버크셔 주식에는 이 대폭 증가가 플러스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가 11월 8일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뉴욕증시에서 버크셔 A주 주가는 약 7.9%, B주는 7.8% 상승했다. 금리 상승에다 트럼프의 은행권 규제완화 및 인프라 시설 투자 공약으로 버핏이 보유한 은행주 및 인프라 관련주가 상승한 영향이다. 이에 버크셔 시가총액은 3930억 달러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는 2.4% 올랐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의 감세 정책도 버크셔에는 금상첨화다. 겔브 애널리스트는 2015년 말 현재 약 504억 달러였던 이연법인세부채에 주목한 것으로, 이 금액은 현재 세율 35%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연법인세부채는 만일 법인세율이 20%로 낮아지면 약 220억 달러, 15%가 되면 290억 달러 각각 감소한다. 트럼프는 법인세율을 15%로 인하한다고 공언했지만 공화당은 세제 개혁안에 법인세율을 20%로 잡았다.
버크셔의 순자산은 9월 말 시점에 2700억 달러였다.
버핏은 대선 전 트럼프에게 날을 세우던 것과 달리 당선 뒤 “나는 모든 미국 대통령을 지지한다”며 “미국인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단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태도를 바꿨다. 또한 트럼프가 경제 자문을 구한다면 응하겠냐는 질문에는 “어떤 대통령에 대해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