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혁명을 주도하고 있다. 구글은 내년 자사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6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구글은 검색과 메일, 동영상 공유 등의 서비스 이용자가 각각 10억 명이 넘는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전 세계 13곳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약 60개국 150개 도시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이에 지난해 전력사용량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전체와 맞먹는다.
사용 전력의 95%를 차지하는 데이터센터의 대폭적인 에너지 절약과 함께 풍력과 태양광 발전 비용 절감으로 구글은 경제성과 친환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게 됐다. 구글에 따르면 풍력 발전비용은 지난 6년간 60%, 태양광은 80% 각각 줄었다.
구글은 지난 2012년에 ‘재생에너지 100%’라는 목표를 세웠다. 지금까지 구미를 중심으로 총 20건, 발전용량 2600메가와트(MW)에 달하는 재생에너지 구매 계약을 맺었다. 이는 민간기업으로는 세계 최대 수준이며 2위 아마존닷컴의 2배 이상이다. 올해부터 내년에 걸쳐 여러 신규 프로젝트가 잇따라 가동되기 때문에 단숨에 100% 목표를 달성할 전망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현재 재생에너지 조달의 대부분을 풍력이 차지하고 있지만 구글은 태양광이나 지열 등 다른 재생에너지도 비용절감폭에 따라 조달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글의 재생에너지 야망을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가 에너지 절약 기술이다. 데이터 센터는 서버가 대량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냉방 설비를 사용해 실내 온도를 일정 수준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구글은 보다 에너지 효율적인 서버를 개발하고 건물의 구조와 시설을 검토해 평균적인 데이터센터에 비해 전력사용량을 50% 줄이는 데 성공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에어콘 사용 전력량을 40% 절감하는 등 에너지 절약을 한 차원 더 높은 단계로 끌어올렸다.
구글의 네하 파머 에너지전략 팀장은 “재생에너지 100%는 더 큰 목표를 향한 한 걸음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구미에 편중된 재생에너지 조달처 다각화, 24시간 365일 안정적으로 재생에너지를 쓸 수 있는 기술과 시스템 확립 등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서구에서는 지난 2014년 재생에너지 100%를 목표로 하는 기업연합인 ‘RE100’이 발족했다. 지난해 1월 15개에 불과했던 회원사는 구글을 포함해 53개까지 확대했다. 최근 중국과 인도 기업들도 참여하고 있다.
RE100의 멤버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독일 SAP는 이미 재생에너지 100% 목표를 달성했으며 올해 9월 RE100에 가입한 애플도 지난해 시점에서 93%에 달했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에 따르면 올해부터 2040년까지 세계에서 추가되는 발전용량의 3분의 2를 재생에너지가 차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