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박근혜 대통령의 뜻이라며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퇴진을 압박한 사실을 직접 증언했다.
손 회장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해 “(조 수석이) ‘이미경 부회장이 자리를 비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말이라고 전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미경 부회장이 “대통령이 그런 말을 했을 리가 없다”며 “직접 조 수석의 얘기를 들어봤으면 좋겠다”고 해 녹취 파일이 공개된 전화 통화가 이뤄졌다고 증언했다.
최근 검찰로부터‘최순실 게이트’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조 수석은 2013년 말쯤 이 부회장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녹취록에 따르면 조 전 수석은 손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VIP(대통령)의 뜻”이라며 이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했고, “너무 늦으면 난리 난다”라거나 “수사까지 안 갔으면 좋겠다”는 발언을 했다.
이런 압박 배경에 대해 손 회장은 “경솔하게 추측할 수는 없고, 조 수석이 확실하게 말해줘야 하는데 조 수석이 말을 하지 않아서 알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CJ그룹은 현 정부를 풍자하거나 비판적인 내용이 담긴 문화 콘텐츠를 제작하다 눈 밖에 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12년 대선 당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와 케이블 채널 tvN ‘여의도 텔레토비’를 제작해 청와대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것이다.
손 회장은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이 “재계에서 30년 이상 계셨는데, 대통령이 특정 기업의 간부에 대해 손을 떼라, 물러나라 하는 것은 자유 민주적 지상 질서에 반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흔한 일은 아니지만, 과거에도 군부정권 그런 때는 그런 경우도 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지난해 7월 등 두 차례 대통령과 독대한 사실도 인정했다. 그는 정부가 문화산업을 정부 정책으로 정한 이후였기 때문에, CJ가 열심히 문화사업을 해달라는 말을 들었다”고 박근혜 대통령의 독대 당시 발언을 전했다.
그 과정에서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최측근 차은택 씨와 접촉했느냐는 질문에는 “우리 회사 문화융성 조직인 ‘창조혁신센터’의 책임을 자기(차은택)가 맡고 싶다고 말했다고 들었다”며 “그래서 저희 직원이 불가능하다고 거절했다”고 증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