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물] 12월 7일 김형칠-승마 명문가서 대를 이어 고삐 쥔 ‘영원한 승마인’

입력 2016-12-07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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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명 편집부 차장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가 승마 명문가인 금안회(金鞍會)에서 연습한 적이 있다. 올해 창립 60년이 된 금안회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승마장으로 ‘금빛 안장’이라는 뜻이다.

금안회 소속으로 2006년 12월 7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승마경기에 대표팀의 맏형으로 출전한 김형칠(1959.7.1~2006.12.7). 그는 종합마술 크로스컨트리 경기 도중 5년간 동고동락했던 애마 밴디에서 떨어지면서 뇌를 다쳐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말에 오른 그는 한평생 말과 함께, 말을 위해 살다가 자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말 위에서 생을 다했다.

2.7㎞코스에서 장애물 23개를 넘어야 하는 크로스컨트리. 비가 잘 내리지 않는 도하에 아침부터 많은 비가 내렸다. 김형칠은 여덟 번째 장애물을 넘다 말의 앞다리가 걸리면서 거꾸로 땅바닥에 떨어졌고, 체중 500kg의 말이 그의 머리와 가슴을 덮쳤다. 사고 직후 실시한 심폐소생술도 아무 소용이 없어 선수촌 인근 하마드 종합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그는 끝내 의식을 찾지 못했다.

1964년 도쿄올림픽에 출전했던 한국 승마 1세대인 아버지 김철규(1930~2002)에게서 승마를 배운 그는 1976년부터 선수로 활동했다. 1985년 아시아선수권에서 우승했고, 그 이듬해 서울 아시안게임 장애물 단체전 동메달을 땄다. 그 후 1994년 히로시마 대회 때부터 4회 연속 아시안게임에 출전했으며, 2002년 부산대회 종합마술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다섯 번째 출전이었던 도하 아시안게임은 그의 은퇴 경기였다.

경기도 안성에 있는 금안회 승마장의 한편에는 김형칠을 기리는 ‘김형칠 기념관’이 있다. 기념관에는 그가 사용하던 채찍 굴레를 비롯해 입었던 옷과 사진, 상패, 메달 등이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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