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주 열리는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인상에 합의해도 내년 금리인상 전망에 대해서는 뚜렷하게 시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13~14일에 열리는 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50~0.75%로 인상한다는 관측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연준 위원들이 12월 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쉽게 합의할 수는 있어도 향후 금리인상 등 경제정책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당장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고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 다수당을 차지하게 되는 가운데 정부 경제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트럼프는 감세는 물론 재정을 확대해 경제 성장을 촉진하겠다고 공언해왔다.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증시는 물론 채권금리와 달러 가치는 모두 대선 이후 고공행진 중이다. 이에 시장 참여자들은 연준이 경기 과열 양상을 막기 위해 당초 예상보다 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연준 위원들의 최근 인터뷰나 발언 등을 감안한다면 연준이 새 정부 정책이 명확해질 때까지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입장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경기 부양책이 재정정책에 초점이 맞춰지게 된다면 통화정책은 긴축 기조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으나 또 다른 일각에서는 새 행정부가 아직 들어서지 않은 상황에서 새 정책이 실행되려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통화정책 기조 변경 역시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연준 위원들도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일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찰스 에번스 총재는 한 연설에서 “어떤 재정정책이 나올지와 다른 문제들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게 되기에는 이른 시점이다”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옐런 의장도 지난달 17일 의회 증언에서 “연준은 정책 상황이 좀 더 명확해지고 의회가 내릴 결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판테온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안 쉐퍼드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다음 주 FOMC는 연준에 매우 어려운 회의가 될 것이다”며 “연준이 이번 FOMC 경제전망보고서에서 트럼프 정권하에 통화정책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해석될 여지가 있는 그 어떤 것도 언급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해석의 여지를 남겨주는 것 자체가 연준에 불필요한 정치적 리스크로 돌아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준은 회의를 통해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하고 회의 이후 경제 성장과 금리인상에 대한 전망을 발표한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경제전망보고서는 지난 9월 FOMC로 연준은 2017년 기준금리가 0.25%포인트씩 두 차례 인상,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세 차례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었다. WSJ는 실업률이나 인플레이션, 경제성장에 대한 12월 경제전망보고서가 9월에서 큰 변화는 없거나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